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 출마지와 관련해 “당이 저에게 요구하는 어떤 것이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서울 종로 빅매치도 거론된다.
황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어느 자리에 가겠다, 어디에 출마하겠다는 얘기는 당의 결정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이 잇따라 강행 통과되면서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돌입한 한국당 내에선 황 대표의 지역구 출마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당 총선기획단이 17일 전현직 지도부급의 험지 출마를 공개 요구한 것도 황 대표와 사전 협의를 거친 결과물”이라며 “당이 열세인 수도권 출마로 기우는 분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회 통과를 막지 못한 지도부 책임론이 흘러나왔다. 전날 의원 총회에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것을 두고도 ‘현실성 없는 쇼’라는 내부 비판에 부딪혔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하고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새롭게 출발하라”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새해부터 공천 인적쇄신과 보수통합 관련 굵직한 카드를 잇따라 꺼내 리더십을 다잡을 방침이다. 한국당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파동 이후 중단된 인재영입을 1월 초 새로이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 대표가 “늦어도 1월 말”이라고 못 박은 보수통합에 대해서도 곧 구체적인 방법론을 밝힐 예정이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에 반대하는 국회 농성 이후 첫 대외 행보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하며 민생 행보를 본격화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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