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우리 사회 의인(義人)들과 해돋이 산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경자년(庚子年) 새해 아침을 열었다. 산행길에는 서설(瑞雪·상서로운 눈)이 내려 문 대통령과 의인들의 산행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가 선정한 ‘2019년을 빛낸 의인’ 7명과 아차산을 올라 해돋이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간 의인들과 함께 남산과 북한산을 오른 바 있다.
오전 6시40분부터 오전 9시5분까지 125분 간 진행된 산행은 경기 구리시 인근 아차산 등산로에서 시작해 정상을 거쳐 용마산으로 내려오는총 4.37㎞ 구간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의인들과 함께 해돋이를 감상하고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눴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일반 등산객과 짧은 인사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먼저 등산객을 향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곤 했다.
문 대통령은 아차산과 용마산 연결 길에서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재학생을 만나자 “올해 화이팅 하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일반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우와”, “이게 실화냐”, “대통령님 응원합니다” 등 탄성 섞인 반가움의 인사가 흘러나왔다.
이날 산행에는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황덕순 일자리 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고민정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청와대는 앞서 경찰청·소방본부 등 각 기관으로부터 2019년을 빛낸 의인을 추천받았다. 이 중 7명을 선정해 이날 산행에 초대했다. 이주영(29)·신준상(41)·이단비(29·여)·임지현·박기천(43)·최세환(24)·윤형찬(23)씨가 함께 했다.
이주영씨는 안동강남초등학교 교사로 지난달 12일 발생한 화재사고 때 신속한 대응으로 학생들의 피해를 막았다. 본인은 다량의 연기를 마시면서도 4층 교실 창밖에 매달린 2명의 학생을 구조했다.
신준상씨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 진압팀장으로 지난해 7월 여름 휴가 도중 계곡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조했었다. 당시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후 중국 선박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는 모습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그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 양산소방서에서 소방사로 근무 중인 이단비씨는 지난해 9월 지인의 결혼식에 가던 중 승용차 사고를 목격하고 전복된 차 안에 있던 엄마와 아들을 구조했다. 휴대하고 있던 구급장비로 응급처치 후 119 구급대에 인계했다.
가수 겸 작곡가 에이톤(본명 임지현)은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주택가에서 길 가던 3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 남성을 제압해 경찰에 인도했다.
자영업자 박기천씨는 지난해 11월 인천 을왕리 선착장에서 만취 상태로 자살을 기도하려던 사람을 발견해 물에 뛰어들어 구조했었다.
최세환씨는 지난해 3월 초등학생이 운전한 위험 차량을 발견하고 자신의 차량으로 막아 대형 사고를 예방했다.
윤형찬씨는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센터장의 아들로 군 복무 중 청와대를 방문한 어머니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달했었다. 국가사회발전 유공자로 지정된 고인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이번 산행에 초청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매년 새해 아침을 의인들과 해돋이 산행을 해오고 있다. 2018년에는 북한산을, 지난해엔 남산을 함께 산행한 뒤 떡국으로 조찬을 했었다. 북한산 정상에서는 당시 산행 중이던 손학규 국민의당 고문(현 바른미래당 대표)을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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