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광주 금남로에서 유세를 갖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목을 축이고 있다. 2017.5.6/뉴스1 © News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광주에서 일정을 소화한 소감을 밝히며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호남을 버리는 것도, 보수로 가는 것도 아니다“며 ”호남, 진보, 영남, 보수 극단 대립이 아니라 나라를 지키고 민생을 돌보는 정치 본연의 역할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8.1.24/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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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 복귀하며 호남 정치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정치권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
총선을 3개월 여 앞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정치권으로 돌아오면서 한때 자신의 최대 지기기반이었던 호남의 여론 추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처가가 전남 여수로 ‘호남사위’로 불리는 안 전 대표에게 호남은 정치적 출발점이자 고비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호남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였고 민주당과 결별하며 정치적 기로에 섰던 지난해 20대 총선에서는 ‘녹색돌풍’을 선물했다.
국민의당은 당시 광주 8석을 석권하는 등 호남 의석 28석 중 23석을 휩쓸며 원내 제3당 자리를 차지, 안 전 대표의 대선가도에 양탄자를 깔아줬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촛불정국’ 이후 민주당이 정국의 운영권을 쥐며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되면서 호남의 ‘안풍’은 시들해졌고 ‘장미대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권도전에 실패한 안 전 대표는 ‘당의 외연을 넓히겠다’며 지난해 초 바른정당과 통합한 바른미래당을 창당하면서 호남민심과 간극은 더욱 벌어졌다.
호남지역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지방선거에 참배한 뒤 그는 정치일선에 물러나 지난해 9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그런 안 전 대표가 4·15 총선을 100여일 앞두고 정치권에 복귀하면서 호남이 다시 그에게 손을 내밀어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현재 광주·전남지역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은 4명에 불과할 정도로 정치적 기반이 무너졌고 대선 전후 그의 정치행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여전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철옹성 같은 지지를 안 전 대표가 넘어서기도 쉽지 않다.
변수는 안 전 대표가 주도할 중도와 보수진영을 아우르는 정개개편에 호남 정치권이 어떻게 호응하느냐 여부다.
비(非) 민주당 호남 현역 의원들이 재결합하면 4년 전과 같은 ‘녹색돌풍’은 힘들더라도 호남에서 1대 1 승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안 전 대표가 호남정서와 거리가 있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새로운 중도 정치세력을 규합할 경우 구심점 없는 호남의원들에게는 ‘구세주’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다시 ‘안풍’이 재현되기는 힘들겠지만 안 전 대표가 새로운 정치력을 보여줄 경우 총선에서 영향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동지였던 현역 의원들의 행보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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