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0년 새해 첫 현지지도로 순천린(인)비료공장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일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로 경제전선 점검을 선택했다. 새해 신년사를 생략하며 두문불출하던 김 위원장이 전격적인 공개행보에 나서며 그 분야를 대미 군사 도발이 아닌 ‘경제’로 택한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김정은 동지께서 순천린(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새해 첫행보로 ‘경제’를 선택한 것은 일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 위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새 노선으로 경제난에 대한 ‘정면 돌파전’을 선언했다.
이는 북미 협상의 재개에 서두르기보다는 일단 대북제재의 장기화 국면을 버티며 상황에 따라서는 ‘새 전략무기’를 이용해 핵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 같은 ‘정면 돌파’ 방식을 선택한 만큼 자력갱생은 더더욱 중요해진 형국이다.
결국 자력갱생의 핵심은 경제인데, 실제로 북한은 정면 돌파전의 기본 전선은 경제 전선이라고 강조하며 주민들을 상대로 성과 짜내기에 돌입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이 첫행보로 다가오는 봄의 모내기 철을 대비한 비료공장을 선택한 것도 이 같은 목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력갱생을 토대로 한 대북제재 정면돌파 기조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내부적으로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결속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과제들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농업전선은 정면 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고 강조했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후 노동신문은 농업기술 강화의 필요성과 농업부문 관련 연구원들의 의지를 담은 보도를 쏟아냈다.
농업분야뿐 아니라 과학기술과 교육, 환경 등 분야에 대해서도 전원회의 결정서에 담긴 내용을 매일 보도하는 모습이다. 전원회의 결정을 관철시키기 위해 자체 총화 및 내부 결속을 더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행보와 북한 관영 매체의 메시지는 당분간 전원회의 결정서에 따른 ‘자력갱생’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도 당분간 경제에 집중하며 대미 경제 및 도발보다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최근 국제 정세가 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과 미국의 대립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미국이 중동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형성된 만큼, 현 상태에서 북미 대화의 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북한이 당장 북미 대화 난항의 시그널인 대미 도발을 선보일 개연성 역시 낮아진다는 뜻이다.
북한이 지난 전원회의에서 ‘충격적 실제 행동’과 ‘전략무기’를 언급했지만 동시에 대화 여지를 열어두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것도 당장은 대미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내부의 경제 문제를 먼저 다스리며 대외적인 운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신중함이 읽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비료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들 중의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새해 첫 지도사업으로 이 공사장부터 찾아왔다”라고 밝힌 만큼 한동안은 경제 관련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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