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참모 출마 쇄도에 여당 친문체제 강화 주목…협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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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7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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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출신 참모들의 총선 출마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21대 국회에서 당청관계에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친문(親문재인) 인사들의 대거 여의도 입성으로 문재인 대통령 호위체제가 굳어지면서 수직적인 당청관계가 굳어지고 그로 인해 야당과의 협치 여지가 더욱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는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은 최소 50명에서 많게는 70명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날(6일)에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직제 개편과 함께 사표를 내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고, 차관급인 주형철 경제보좌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냈다. 2018년 6월 물러난 하승창 전 사회혁신수석도 같은 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청와대는 집권 초부터 최근까지 총선 출마에 뜻이 있는 인사들을 내보내는 인선을 꾸준히 단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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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인 박수현 전 대변인, 같은 해 6월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이 총선을 바라보고 사표를 냈고 그해 8월에는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현재 박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부여·청양, 진 전 비서관은 서울 강서을, 신 전 비서관은 전남 나주·화순, 나 전 비서관은 충남 보령·서천 지역에서 각각 표심을 다지고 있다.

이후 지난해 1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총선 출마를 고려한 사퇴가 줄을 이었다. 당시 임 전 실장과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이 청와대를 떠났다.

이중 임 전 실장과 백 전 비서관은 불출마를 택했고, 한 전 수석(전북 익산을)과 윤 전 수석(경기 성남 중원), 남 전 비서관(서울 강북갑), 권 전 관장(서울 용산)은 지역 표밭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최재관 전 농어업비서관, 6월에는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 7월에는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과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이 청와대에서 자리를 비웠다. 최 전 비서관은 경기 여주·양평, 김 전 비서관은 경기 남양주을, 정 전 수석은 서울 관악을, 이 전 수석은 서울 양천을에서 각각 뛰고 있다.

8월에는 ‘구청장 라인’으로 불렸던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과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을 비롯해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 김금옥 전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청와대를 떠났다.

이중 김영배 전 비서관은 서울 성북갑, 김우영 전 비서관은 서울 은평을, 민 전 비서관은 광주 광산을, 복 전 비서관은 충남 아산갑에서 표심잡기에 나선 상태다. 조 전 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 김금옥 전 비서관은 전북 전주갑에서 뛰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 3인방의 출마에도 관심이 모아졌던 가운데 박수현 전 대변인은 일찌감치 출마로 행로를 정했고 2대 대변인인 김의겸 전 대변인 또한 지난해 12월19일 전북 군산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현 고민정 대변인은 민주당의 출마 요청을 받고 출마와 불출마 사이를 오가는 상태로, 막판 경기 고양시 지역구 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인사들이 4월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려면 선거일 전 90일(1월16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해 앞으로도 현직 참모들 가운데 추가 출마자가 나올 수 있다. 권향엽 균형인사비서관도 출마 예상자로 오르내리고 있다.

행정관급에서도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인사들이 상당하다. 강화수 전 평화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은 전남 여수갑, 강정구 전 국가위기관리센터 선임 행정관은 서울 도봉을, 김승원 전 정무비서관실 행정관은 경기 수원갑 지역에 출사표를 냈다.

또 김태선 전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이 울산 동구, 남영희 전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인천 미추홀, 박상혁 전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경기 김포을에서 각각 표밭을 다지고 있다.

아울러 Δ오중기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 행정관(경북 포항시 북구) Δ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 행정관(서울 중랑갑) Δ전병덕 전 법무비서관실 행정관(대전 중구) Δ윤영덕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광주 동남갑) Δ임혜자 전 국정기록비서관실 선임 행정관(경기 광명갑) Δ허소 전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대구 달서을) 등이 각 지역에서 표심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대 60~7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청와대 참모 출신 출마자 규모는 역대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당시 19대·20대 총선에 10여명의 전직 청와대 참모들이 출마한 것과도 비교된다.

이는 문 대통령이 참모들의 총선행에 비교적 열려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과 관련해 “내년 총선과 관련돼 당에서 요구하고 본인이 동의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놓아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은 당에서 다른 경쟁자들과 함께 경쟁해 공천의 벽을 넘어야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본선에서 얼마나 살아남아 등원에 성공할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청와대 참모 출신들의 대규모 총선행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참모 출신들이 여당에 포진할 경우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다시 말하면 여당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친문계 의원들이 대거 여의도에 증원되면서 당내 비문 진영과의 역학관계나 당청관계에 있어 청와대 입김이 커질 공산이 크다.

일부에선 집권 후반기 찾아올 ‘레임덕’을 방지하기 위해 참모들을 여의도로 내보내는 게 아니냐고 눈을 흘기기도 한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의 속셈은 분명하다”며 “자기 사람을 잔뜩 내보내서 21대 국회를 친문 의원으로 가득 채워 국회를 ‘통법부’(通法府, 행정부가 만든 법을 통과시키는 역할만 하는 기관)로 만들고 퇴임 후 안전판을 국회에서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권 후반기 청와대와 여당이 ‘할 말은 하는’ 건강한 당청관계보다는 수직적 당청관계로 기울 경우 가뜩이나 극단적 대립으로 점철돼 온 국회가 타협의 정치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청와대 참모 출신 의원들이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야당에 맞서 적극적인 ‘호위무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대립이 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문 대통령은 20대 국회가 ‘패스트트랙’과 ‘조국 사태’ 등을 겪으며 입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갖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4+1 협의체’ 운영의 형태로 ‘다수의 힘’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 핵심 법안들을 처리하는 성과를 올린 만큼 일방통행식 정치가 선호될 우려도 없지 않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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