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9일 국민통합연대 등 중도·보수 진영의 시민단체 주도의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참여와 출범에 동의하면서 일단 보수통합을 논의할 틀은 만들어졌다. 그러나 당장 새로운보수당은 참여를 유보했고, 안철수 전 의원 측 참여가 과제로 남아있는 등 결실을 만들어내기까진 아직 ‘산 넘어 산’이다.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측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통추위 구성에 합의했다.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과 통합”이라며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모든 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하며 이를 실천할 새로운 정당 만든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통합의 장애가 돼선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새보수당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승민 의원이 밝힌 ‘개혁보수’ 등 3원칙이 대폭 반영된 것. 한국당에선 이양수 의원이 황교안 대표의 위임을 받아왔고, 새보수당에선 옛 친이(친이명박) 핵심이었던 정병국 의원이 참석했다.
통추위원장으로 선임된 박형준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면서 “보수세력의 지난 잘못과 오류를 반성하고 국민의 염원과 뜻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키워드로 ‘혁신’과 ‘확장’ ‘미래’를 제시하면서 안철수계도 주요 통합 대상으로 거론했다. 현재까지 참여단체는 이언주 의원의 ‘전진 4.0’, 장기표 대표의 국민의 소리, 바른사회시민회의,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원자력국민연대,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다.
하지만 새보수당은 곧바로 제동을 걸었다. 당내 논의에선 한국당이 아닌 친이계 중심 시민단체 주도의 통추위의 역할과 권한, 박 위원장의 대표성 문제 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태경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새보수당이 제안한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한국당 황 대표가 직접 공개적으로 입장 밝혀달라”면서 “황 대표의 확고한 약속과 언급 없이는 통합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황 대표가 공개적으로 뜻을 표명할 수 있도록 한국당에 접촉을 하겠다”고 진화했다.
설 연휴 전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 측의 미지근한 반응도 난제다. 박 위원장은 “안 전 의원이 추구하는 가치도 헌법 가치라는 틀에서 통합될 수 있다. 귀국 후 만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지만, 안 전 의원 측은 “오늘 그런 모임이 있는지도 몰랐고 아직 큰 관심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철수계에선 “안 전 의원이 통추위왁 같은 기존 정치경로를 따라가며 보수통합 논의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한국당은 유승민 의원 측 인사였던 조해진·류성걸 전 의원 등 탈당했던 당원 24명의 재입당을 의결했고, 초재선 의원 71명은 “당의 공천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이행각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하는 등 통합과 인적쇄신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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