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 예방 자리에 배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파병은 이순신 장군을 칠천도로 보내는 선조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선조 임금이 이순신 장군에게 칠천도로 가서 싸우라고 하니, 이순신 장군이 죽으러 왜 가느냐면서 따르지 않았다가 파직을 당하고 곤장 30대를 맞았다”며 우리 군의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칠천량 해전’에 빗대어 설명했다.
칠천량 해전은 1597년(선조 30년) 거제 칠천도 부근에서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 간에 벌어진 전투다. 선조는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을 파면하고 후임으로 원균을 임명했다. 이번 한번의 전투로 조선 수군은 궤멸하기에 이른다.
김 의원은 호르무즈 파병을 두고 “국군 역사상 가장 위험한 파병”이라고 평가했다.
호르무즈는 이란 영토를 향해 ‘V자형’으로 쑥 들어간 해협이다. 이곳에 우리나라 해군 구축함을 보내면 이란 지상군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호르무즈 파병으로 우리 상선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두고 “상선 보호는 궤변”이라며 “바다에 떠 있는 표적지가 되는 이런식의 파병은 너무나 위험하고, 오히려 우리 교민과 상선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동맹이라면서 같이 행동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정당성이 없고, 유엔이 집단안보 차원에서 유엔군을 편성할 가능성도 전무하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혼자 따라가면 얻어맞기 딱 좋은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이란의 공격을 당해도 보복할 능력이 없다. 우리군 전체를 파병할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보복 위험 없이 공략할 수 있는 타깃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해군의 유능한 지휘 라인이라면 자신의 직을 걸고 파병은 안된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홍 부총리와 김 실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논의됐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석유 수입의 70%가 이 작은 해협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의 의존도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높았다”며 “자칫 잘못되면 우리도 비상대책을 세워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정의당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오늘 정부가 엄중하게 보고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이 지정학적으로 너무나 중요하고 우리 경제의 젖줄이기 때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예방적 차원의 보고였다”면서 “지금 당장 무엇이 이뤄지는 것은 없다. 상선이나 유조선이 6시간마다 한 번씩 위치를 파악하던 것을 1시간에 한번씩 하고, 교민들의 소재지를 파악한다는 정도의 대책이지만 이것이 가벼운 대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의 사태를 예상하며 사전 조치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이 문제의 엄중함을 함께 공유했다는 차원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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