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원희룡 제주지사를 찾아 보수통합 신당 참여와 그 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제주도청을 직접 찾아 원 지사와 면담했다.
박 위원장은 “부탁을 좀 드리러 왔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느냐, 그대로 멈추느냐, 아니면 뒤로 가느냐 하는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며 “범보수·중도 세력을 규합한 새로운 통합신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통합 세력이 지향하는 미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많은 지도자급 인사를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원 지사에 대해 “항상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이고, 대한민국이 무얼 먹고 살아야 하는지, 또 어떤 전략을 갖고 대한민국을 살려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상당한 지혜와 통찰력이 있는 지도자라 생각한다”며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원 지사가 그간 여러 가지 사정상 무소속으로 제주지사를 하고 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을 살리고 또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희망을 줄 수 있는 대안 세력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그리고 거기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청을 드리러 왔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한 뒤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에 몸 담았다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제주지사로 당선됐다.
박 위원장의 공개 요청에 원 지사는 “아이고. 아침부터 상당히…”라며 웃어 보였다. 원 지사는 “아무튼 일정까지 바꾸고 오시느라 고생하셨다”며 요청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박 위원장은 “이전의 보수정당이 국민들에게 끼쳤던 염려와 걱정, 실망이 있는데 이런 걸 한번 혁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혁신이라는 게 다른 게 있겠나.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콘텐츠·메시지를 갖고 국민들에게 접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원희룡의 힘이 필요하다”며 원 지사에게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의 거듭된 요청에 원 지사는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며 “말씀을 갖고 오셨으니 자세히 들어보고, 제가 고민할 부분이 있으면 고민하고 주문할 부분이 있으면 주문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후 원 지사와 비공개 면담을 가진 박 위원장은 면담 후 “"원 지사가 ‘숙고하겠다’는 답을 줬다”며 설 전에 신당 참여에 대한 결정을 내려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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