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인사 13호인 이수진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50)를 4·15 총선 인재영입 13호로 발표했다. 영입 11호인 이탄희 전 판사에 이은 사법농단 내부 고발자다.
이수진 전 판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영입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공정한 재판을 위해 수천 장의 서류에 묻혀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판사들이 있다. 법원에서 법의 정의를 실현하고 있는 동료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수진이 그분들 마음을 안고 반드시 사법개혁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전 판사는 정의가 침묵하던 시절 사법농단에 경종을 울렸다. 자신에게 다가올 불이익을 알면서도 삶을 던져 고백해 이 시대의 양심을 지켜줬다”며 “이제 우리 당이 이 전 판사의 용기를 감싸 안아 법원에서 다 하지 못했던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영입 기자회견에선 사법농단 내부고발자로서 정계에 입문한 이 전 판사를 향해 질문이 쏟아졌다.
이 전 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 수사를 민주당이 비판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나는 법관 출신이고, 수사에 대해서 재판이 진행 중이라 사실관계가 확정이 안 된 상태”라며 “나중에 재판 결과를 보고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기자들이 “이해찬 대표는 기소 전 수사에 대해 얘기했다”며 재차 입장을 묻자, 이 전 판사는 “잘못된 수사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는 상태다. 조금 더 공부를 해서 그 수사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인사 13호인 이수진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발표에서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입당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전 판사는 자신의 총선 출마를 둘러싸고 ‘삼권분립 훼손’ 논란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오랫동안 법원에서 사법개혁 활동을 해왔는데, 법원에서의 사법개혁은 한계가 있었다”며 “법원을 나와서 국민과 함께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완수하고자 (총선에)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원 내부망에 현직 판사들이 비판의 글을 올리는 데 대해 “사법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법률과 제도를 만들어서 국민의 사법부로 돌려드리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그때 내가 여당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할 때 법원에 있는 분들도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나와 같이 사법개혁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판사들이 들어가서 힘을 보태고 여당에서 나 같은 사람이 좀 몰아붙여서라도 여당이 이번만큼은 사법개혁을 제대로 완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판사는 앞서 영입된 이탄희 전 판사가 사법농단 연루 법관 탄핵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나도 (전국법관대표회의 탄핵 의결 때) 발의자 중 한 명이었다”며 “법관이어도 잘못하면 탄핵, 징계를 받는 것이 촛불혁명의 정신이자 국민의 상식이다. 나 또한 국회에 가서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열심히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또 총선 출마 지역에 대해 “지역구 출마인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아직 결정이 난 것은 없다”며 “당과 논의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인사 13호인 이수진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발표에서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등 참석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전 판사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 31기를 수료한 후 인천지방법원에서 법관 근무를 시작해 서울고등법원, 중앙지법, 남부지법에서 근무했다.
그는 201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재직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인사 전횡을 비판하는 공개토론회 개최를 막으라는 법원행정처 지시를 거부해 인사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앞서 이 전 판사는 수원지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인 3일 사표를 내고 “기회가 된다면 올해 총선에서 지역구에 나가 국민의 심판을 받고 싶다”며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집요하게 (출마를) 요청했다”고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영입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누구보다 (법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들이 직접 (개혁을) 해보겠다는 취지”라며 “언론에서 제기하는 비판이 있었지만 당내에서도 이 전 판사를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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