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관저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떡국으로 오찬을 함께하려 했으나 사태가 심상치 않자 관련 회의로 바꾼 것. 문 대통령이 우한 폐렴과 관련해 회의를 주재한 것은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일주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긴급대책회의에서 총력 대응과 함께 우한 지역 입국자 전수조사 등 선제 대응을 지시했다. 회의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급 이상 참모 전원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은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서 우한 지역 입국자를 통한 2차 감염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증세가 뒤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현재 (입국자들의 감염 상황이) 어떻게 돼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도 당분간 ‘우한 폐렴’ 대응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떤 더 큰 상황으로 번질지 몰라 청와대가 전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청와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업무보고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봉쇄 조치로 발이 묶인 우한 지역 교민500여명을 전세기를 투입해 실어오는 방안을 논의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을 고려해 너무 늦지 않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세기를 투입하더라도 2차 감염 등을 우려해 입국한 교민들을 약 보름 동안 별도의 장소에서 격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화산 폭발 당시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세기가 투입돼 우리 교민과 관광객들을 국내로 실어 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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