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 전쟁 선포했는데…이해찬 “2차 감염자는 보건소 종사자” 또 구설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31일 15시 41분


홍익표 與수석대변인도 "(보건소) 관련된 곳에서 근무"
민주당 뒤늦게 "착각에 의한 실수로 사실 아닌 내용"
가짜뉴스와 전쟁 중인 여당 대표가 허위정보 흘린 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2차 감염된 6번 확진자에 대해 ‘보건소 종사자’라고 말했다가 착각이었다고 정정해 또 구설에 올랐다.

지난 15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인터뷰에서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는 말로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설화(舌禍)를 낳은지 17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가짜뉴스’가 국민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허위조작 정보와의 전쟁을 선포한 당의 모양새도 우스워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어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진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다행히 2차 감염자는 보건소에 종사하는 분이 감염돼 아직 전반적으로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첫 2차 감염자인 6번 확진자는 지난 22일 3번 확진자와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한 56세의 한국인 남성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정보에 6번 확진자가 보건소 종사자라는 설명은 없었다.

이에 이 대표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2차 감염자를 비롯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별도로 보고받고 이같이 발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결국 이 대표의 착각에 따른 실언으로 매듭지어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오고 2시간 여 뒤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늘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대표가 발언한 ‘2차 감염자는 보건소 근무자’라는 발언은 착각에 의한 실수”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높은 전염성을 감안할 때 실제로 6번 확진자가 보건소 종사자였다면 그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었다. 이 대표의 실언을 단순 착오로 눈감아주기 어려운 이유다.

국가적 혼란 방지를 명분으로 허위 조작정보 강력 대처를 천명한 집권여당의 대표가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뜨린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 본인도 이날 회의에서 “일부 악덕한 사람들이 가짜뉴스와 혐오 부추기고 심지어 폭리 취득의 기회로 악용하고 있는데 철저히 방지를 해야할 것 같다”고 엄중한 가짜뉴스 대응을 주문한 터였다.

2차 감염자가 보건소 종사자라서 ‘다행’이라고 표현한 것도 논란이다. 직업이 무엇이고 직장이 어디이냐에 따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도 ‘다행’인 감염자와 ‘불행’인 감염자가 따로 나뉠 수 있냐는 지적이다.

백브리핑에서 이 대표 발언의 진위여부와 관련한 질의응답에 나선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체면을 구겼다. 모르면 모른다고 했으면 될 문제인데 홍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별도의 조사결과 보고를 받았으며 6번 확진자는 보건소 관련 일을 하는 것처럼 기자들에게 설명해 혼란을 키웠다.

그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따로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개인정보 관련 내용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6번 확진자가 보건소 근무자가 맞냐는 질문에도 “그 부분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도 “관련된 곳에서 근무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다행’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서는 “어느 국민이든 어느 위치나 어느 회사에서 근무하든 감염병에 전염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잘못된 일”이라며 “아직까지 감염 경로가 보건당국에서 통제되고 관리되고 있는 만큼 너무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는 의미로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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