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가짜뉴스 엄벌” 하루 만에…이해찬 ‘가짜뉴스’ 구설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월 31일 17시 14분


“2차 감염자 보건소 종사 발언은 실수”
이해찬 ‘장애인 비하’ 이후 또 말실수 논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공식석상에서 ‘가짜뉴스’를 언급했다가 실수라고 정정해 논란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강조한 지 하루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어제(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확진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다행히 ‘2차 감염자’는 ‘보건소’에 종사하는 분이 감염돼 아직 전반적으로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첫 2차 감염자인 6번 확진자는 22일 3번 확진자와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한 56세의 한국인 남성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정보에는 6번 확진자가 보건소 종사자라는 설명은 없다.

이에 이 대표가 질본으로부터 역학조사 결과를 별도로 보고받고 이 같이 발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 대표의 말실수로 밝혀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발언한 ‘2차 감염자는 보건소 근무자’라는 발언은 착각에 의한 실수로,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높은 전염성을 감안할 때 6번 확진자가 보건소 종사자라는 발언은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여당 대표의 발언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하다. 이 대표의 실언을 그저 말실수로 넘어가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라는 말로 논란을 빚은 전력이 있다.

이 대표 본인도 이날 “일부 악덕한 사람들이 가짜뉴스와 혐오를 부추기고 심지어 폭리 취득의 기회로 악용하고 있는데 철저히 방지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가짜뉴스 대응을 주문했다.

허위 조작정보를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여당 대표 본인이 정작 ‘가짜뉴스’를 퍼뜨린 셈이다.

이날 이 대표는 2차 감염자가 보건소 종사자라서 ‘다행’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다행’인 감염자와 ‘불행’인 감염자가 구분될 수 있냐는 비판이 나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답변도 논란을 키웠다. 홍 수석대변인은 “확진자가 보건소 근무자가 맞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관련된 곳에서 근무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해 혼란을 초래했다.

앞서 30일 문 대통령은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강조한다”며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 불신과 불안을 조장하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는 표현의 자유를 넘는 가짜뉴스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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