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盧 꿈이 강남 건물?…文지지층 욕망 어느새 ‘강남’”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2월 3일 09시 21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측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검찰과 언론에 반발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꿈이 고작 ‘강남 건물’ 사는 것이었냐”고 2일 비판했다.

앞서 정 교수 측은 이날 기자단에 입장문을 보내 “설마 했는데 ‘논두렁시계’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최근 공판에서 정 교수가 ‘강남 빌딩 소유’가 목표라고 동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하자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면서 “또 얄팍한 언론 플레이, 이분들, 조국일가에 노무현 프레임 뒤집어씌운다”, “노무현과 조국의 가치관은 극단적으로 다르다. 함부로 뒤섞어 놓지 마시라”고 썼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언제 아들딸 명문대 보내려고 서류를 위조했나. 아니면 주식투자로 4억4000만 원을 16억으로 불렸나? 아니면 남의 명의를 빌려 금지된 투자를 했나? 그들이 포스터에 박아넣은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고작 강남 건물 사는 거였나? 그래서 그게 문재인의 운명이 되고, 조국의 사명이 됐나?”라고 반문했다.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을 향해서도 “조순진리회 신도들이 ‘나도 강남에 건물 사는 것이 꿈인데 나도 구속해라’고 외치는데, 그렇게 구속되고 싶으면 자격부터 갖추라. 일단 주식투자할 돈부터 10억쯤 마련하라. 그 다음 본인 혹은 가족이 1급 이상 공무원이어야 한다. 그래도 못 걸리는 사람들 있으니 구속 확실히 되려면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릴 정도의 자리에 앉아 계셔야 한다. 그 주제 안 되면 ‘나도 구속하라’고 소란 피우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어 “슬픈 것은, 문재인 지지자들의 욕망이 어느새 강남 사는 사람들의 욕망과 일치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부정한 방식으로 자식에게 학벌을 물려주고, 주식투자를 통해 일하지 않고서도 큰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강남에 부동산 투기하는 세상. 그런 세상 바꾸자던 사람들이 그 더러운 세상을 누구보다 더 완강히 지켜주다니. 여기서 문재인표 개혁이 얼마나 참담하게 실패했는지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 변호인단이 ‘정 교수가 기존 건물과 대지를 팔고 다른 자산을 합하고 대출이나 전세를 끼어서 강남에 동생과 공동으로 건물을 장만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비난받을 수 없다’고 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예, 그분이 굳이 강북에 있는 건물 팔아서 강남에 있는 건물을 사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현 정권에서 아무리 부동산 대책을 내놔도, 그 정권 사람들부터 그 효과 안 믿는다는 얘기다. 그러니 국민들한테도 믿으라고 하지 마시라. 그냥 솔직히 ‘너희도 능력이 되면 우리처럼 강남에 집 사라’고 하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꿈이 문재인의 운명과 조국의 사명이 되더니, 강남에 건물 사는 것으로 귀결됐다. ‘사람 사는 세상’ 그것은 강남 사는 세상, 거기서 건물 사는 세상이다”고 비난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공판에서 정 교수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실소유주로 알려진 5촌 조카 조모 씨로부터 펀드 관련 설명을 들은 뒤 동생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것”, “나 따라다녀 봐”, “길게 보고 앞으로 10년 벌어서 애들 독립시키고 남은 세월 잘 살고 싶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내용이 보도되자 정 교수 측은 “‘논두렁 시계’ 사태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논두렁 시계’란 표현은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고가의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 보도에서 나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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