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예비후보로 뛰게 해달라”는 ‘읍소’의 편지를 올린 지 이틀만에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쓰임새를 인정받고자 제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봤지만 이제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하다”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 선언은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회의 30여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간 김 전 대변인에 대해 세 차례 ‘보류’ 판정을 내렸던 검증위는 이날 ‘적격’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예정이었다.
그는 불출마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당이 우려를 전달하며 불출마를 권고했고, 후보자의 법적 결함을 판단하는 검증위에서조차 적격 판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끝까지 버티겠다는 뜻을 꺾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군산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고, 때론 몸부림도 쳐봤다”면서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군산 시민 여러분들에 대단히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해 문재인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민주당은 그간 상당한 부담을 느껴온 김 전 대변인의 출마 관련 논란을 매듭짓게 됐다. 민주당은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씨의 ‘세습 공천’ 논란을 비교적 조기에 수습했음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변인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해왔다.
고심 끝에 민주당은 김 전 대변인과 과거 성추행 의혹을 받았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앞서 불출마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불출마 권고를 거부하면서 공천 관련 잡음을 서둘러 차단하려는 당의 시도에 차질이 빚어졌다.
급기야 김 전 대변인이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이해찬 대표 앞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며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내비치면서 당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됐다.
김성환 비서실장은 김 전 대변인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 “오늘 검증위 결정이 있기 전에 본인이 결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며 “본인의 개인적 고충은 이해하지만 우리 당이 앞으로 가져가야 할 부동산 정책에 대해 당에 부담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다고 최종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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