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이 식사를 겸한 회동을 갖는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가 TK 지역 ‘컷오프(공천 배제)’ 비율을 타지역보다 높이려는 움직임 속에 마련된 자리다. 황 대표와 식사로 이 지역 현역의원들의 반발이 무마될지, 오히려 갈등이 폭발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황 대표는 오는 4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잇달아 오찬·만찬을 할 예정이다.
한국당의 관계자는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찬·만찬에서 자연스럽게 ‘컷오프’ 문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당 공관위가 T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을 다른 지역보다 높일 것으로 보이는데, 예상되는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TK 의원들과 회동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공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통 강세지역인 TK·P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이 ‘컷오프’ 비율을 30%로 권고한 것을 고려하면 TK·P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와 비슷한 50~6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4일 TK 의원들에게 TK 지역 컷오프 비율의 상향 조정에 대해 이 지역 의원들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TK 현역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TK 지역의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무슨 당이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지 모르겠다”며 “의정활동 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컷오프가 아니라 비율을 정해놓고 이뤄지는 물갈이는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마치 당 지도부는 TK에 작대기 하나만 꽂아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이런 식으로 물갈이를 한다면 TK 지역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TK가 당 지도부의 밥인 줄 아는 것 같다”고도 했다.
또 다른 의원도 “여론조사로 ‘컷오프’를 결정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TK 지역의 한국당 지지율이 50% 정도인데, 예비후보가 난립하는 TK에서 현역 의원이 당 지지율 이상의 지지율을 얻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컷오프’를 한다니 지역구민은 무슨 우리가 죄라도 지은 것처럼 생각한다”며 “이용할 대로 이용하고 필요에 의해 갈아치우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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