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사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대표 출신의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4일 종로 출마 선언을 했다. 이 의원이 “종로에서 끝까지 가겠다”고 하면서 황 대표의 총선 출마 전략은 더 복잡해지게 됐다.
이 의원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두려워 망설일 때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겠나”라며 “제 종로 출마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데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과 정파들이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정치1번지’ 종로 출마를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면서 “황 대표도 종로에 목 맬 필요 없이 정권 심판을 동의한다면 어디든 빨리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막판 거취 검토에 들어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종로 출마가 과연 당을 살리는 길인지, 민주당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들어가는 게 아닌지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종로 격전을 통해 수도권에서 야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아니면 불출마하거나 다른 지역구에 출마해 전국 선거를 지원하는 게 당 전체에 이득이 되는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접을 경우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할 가능성이 높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주 종로에 20년째 살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출마 의사를 물었다. 김 전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종로에 대한 당 차원의 결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출마하든, 자신이 출마하든 신속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인데 황 대표가 너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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