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분위기 붐업 시켜야”… 이재용 “고용 직접 챙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로나19 확산]
대기업 총수들과 ‘코로나 간담회’

文대통령 “코로나19 머지않아 종식될 것”… 대기업 총수들에 투자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대기업 총수들에게 투자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 맞은편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재현 CJ 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文대통령 “코로나19 머지않아 종식될 것”… 대기업 총수들에 투자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간담회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대기업 총수들에게 투자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 맞은편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재현 CJ 회장,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과감한 세제 감면과 규제 특례, 입지 지원을 강화하여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경제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룹 총수들은 일자리·투자 확대 약속과 함께 주 52시간제 보완, 적극 행정 등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제안했다.

○ 경제 살리기 강조한 文, 롯데 “쇼핑몰 방문을”

6개 그룹과 4개 경제단체가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경제 분위기 반전을 위한 노력에 기업도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재계도 뜻을 모아서 (경제) 분위기를 ‘붐 업’시키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적극적인 동참을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 꽃가게 등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직후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억 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해 협력회사 등에 지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는 일주일에 한 번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이용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90분 동안 진행됐지만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끝났다.

윤여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은 핵심 부품 조달과 관련해 “항공 관세를 해상 운송 기준으로 한시적으로 인하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품 긴급 운송 시 항공 운임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호텔의 경우 2만8000건의 객실 취소가 있었다. 롯데월드몰 입점 상인의 매출 감소도 크다”며 “대통령께서 쇼핑몰에 한번 들르시는 게 어떤가”라고 했다.

○ 文 투자 당부에 이재용 “2년 전 약속 꼭 지킨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다시 유치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대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LG그룹이 중국에 지으려던 2차 전지 소재 공장을 경북 구미에 짓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지역 상생형 일자리를 활용하면 국내에서도 뛰어난 투자 요건을 발휘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구체적인 투자를 요청하는 데 거리를 뒀던 것과 달리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직접 ‘지역 상생형’ 투자에 나서 달라고 당부한 셈이다.

재계 총수들도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고용 창출”이라며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 2018년에 향후 3년간 총 180조 원의 투자를 하고 4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도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핵심 소재 부품의 특정 지역,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산화,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중소협력사에) 인력 및 기술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태원 회장은 “투자·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전년 수준의 투자와 고용을 할 것”이라고 했다.

○ 재계 “내수 진작 위해 주 52시간제 보완”

이날 간담회에선 주 52시간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내수 진작 차원에서 저녁 회식도 활성화했으면 하는데 주 52시간에 저촉될지 우려를 해결해 주셨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주재원과 가족들에게 문 대통령이 영상 격려 메시지를 보내 달라는 제안도 청와대에 전달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유연한 근로시간을 위한 탄력근로제 국회 통과가 안 됐는데 조속한 입법 추진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적극행정 면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사태에 한해서 정책 감사를 폐지해 달라”며 “규제 혁신, 서비스산업 육성 등 중장기적 정책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새로운 정책이 일선 현장에 적용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감사원의 감사 우려로 적극행정이 곤란하므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박효목·허동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코로나19#코로나 간담회#경제 회복#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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