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비례대표 ‘셀프 제명’…손학규 1인 정당 전락할 듯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8일 1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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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0.2.18/뉴스1 © News1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0.2.18/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은 18일 ‘안철수계’ 의원들을 포함해 비례대표 의원 9명을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당에 호남계 의원들 역시 탈당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손학규 대표의 1인 정당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동섭·최도자·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태규·김수민·임재훈·이상돈 의원 등 9명의 제명 처리안을 의결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과 유승민 전 대표의 바른정당이 통합해 창당한 정당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갈등을 겪으며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참패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쳐 손학규호를 출범시켰으나 지난해 4·3 재보궐선거마저 참패하면서 손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 갈등이 심화됐다.

이후 당은 손학규 대표와 호남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안철수계·유승민계 의원들이 중심이 된 퇴진파로 갈라졌다. 유승민계 의원들은 이후 탈당해 자유한국당과 통합해 ‘미래통합당’으로 향했으며, 안 전 대표 역시 당을 탈당해 ‘국민의당(가칭)’ 창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호남계 의원들 역시 손 대표에게 지도체제 교체를 요구했지만, 손 대표는 완강히 거부했다. 아울러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마저 거부하자 호남계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한 것이다. 호남계 의원들은 이후 대안신당·평화당과의 통합 논의에 따라 탈당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이로써 의원직을 유지한 채 국민의당으로 향할 수 있게 됐으며, 미래통합당 행을 천명했던 김중로 의원 역시 당적을 옮길 수 있게 됐다.

박주선 의원은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여기까지 왔으나, 새로운 정치 무대에 들어오기 위한 절차를 갖겠다며 제명을 요청해, 해드리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에 맞다 생각했다”며 “부디 몸은 헤어지지만, 마음은 갖고 있다. 성공해서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에 역할하길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주승용 국회부의장도 “비례대표 의원들을 단체로 이렇게 제명하는 것은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고, 이런 일을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것에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바른미래당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비례대표 의원들도 21대 총선에서 최선을 다해 반대만 하는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공해 돌아오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손 대표 체제 하의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이날 의총 의결만으로 의원들의 제명이 가능한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질의했다. ‘셀프 제명’ 시도를 막겠다는 의도다.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 대표 측은 지속적으로 이들의 제명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박선숙·박주현·장정숙·채이배 의원은 제명되지 않았다. 의총 현장에 참석 않았기 때문이다.

이동섭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 전에 연락을 취해봤으나 참석을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바른미래당 안에서는 이렇다 정치 행보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손 대표의 ‘1인 원외정당’ 형태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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