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을 장석춘 의원 불출마 ‘물꼬’… “김형오, 잡음 없이 스텔스 공천”
인적쇄신 드라이브 강하게 걸듯… 김무성-이언주 공천 두고 설전
하지원 영입 철회 등 벌써 잡음
미래통합당 장석춘 의원(경북 구미을·초선)이 18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진하는 ‘대구경북 물갈이’의 물꼬를 텄다. 여기에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공관위 독립성 강화를 이유로 주장했던 국민공천배심원단 폐지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공관위가 대구경북을 비롯해 본격적인 인적 쇄신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환경이 열렸다.
장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뺏겨) 지키지 못한 게 송구스럽다”며 “총선 압승과 정권 교체를 위해 불출마로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초선)이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 중 대구경북 지역에서 한 달 만에 나온 불출마 선언. 새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은 9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통합당 의원은 총 113명 중 17%인 19명이 됐다.
최근 4일 동안 총 5명의 불출마 선언자가 쏟아져 나온 것은 소리 없이 움직이는 김 위원장의 힘이 작용한 측면도 크다. 장 의원도 17일 밤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연 공관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다선 의원을 중심으로 (불출마) 운을 띄우는 것으로 안다. 다만 컷오프 대상에 반드시 다선만 포함된 건 아니다”라며 “서울·경기 외에 인천 등에서도 불출마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추가 불출마 선언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불출마 의원들에 대해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 숭고한 헌신과 희생이 바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물밑에선 칼을 휘두르면서 공개적으로는 의원들을 달래는 김 위원장을 두고 당내에선 ‘외유내강형 공천’ ‘소리 소문 없이 잘라내는 스텔스 공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김 위원장이 당 최고위가 공관위 결정에 비토를 놓을 수 있는 국민공천배심원단 제도 폐지를 요구한 데 대해 황교안 대표가 이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공관위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공관위는 부산울산경남 공천 신청자 면접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재선 이채익 의원에게 “지금까지 많이 했는데 용퇴 의사가 없느냐”고 돌직구 질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낙동강 벨트’의 중심지인 부산 북-강서갑 지역 면접에서는 김 위원장이 “어려운 지역이니 잠을 잘 생각을 하지 말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관위는 면접 일정이 끝나면 단수 공천, 경선 지역을 발표한 뒤 28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본격 경선 레이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천 잡음의 전조도 보인다. 총선에 불출마하는 김무성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에 대해 “공관위가 이언주 의원을 공천하면 표심이 분열된다”고 비판하자, 이 의원이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 이에 김 위원장은 “부산 공천심사까지 진도가 나가지도 않았다”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한편 공관위는 이날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하지원 에코맘코리아 대표, 이수희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 등을 총선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하지만 하 대표가 2008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발표 두 시간 만에 하 대표의 영입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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