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악화에 대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전날 경제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한 문 대통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직접 지시하면서 여당 일각에서 주장해온 ‘코로나 추경(추가경정예산)’ 카드 등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훨씬 크고 긴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언의 3분의 2가량을 민생경제 지원책을 지시하는 데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우리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며 “악화되는 일본의 상황이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일본계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시나리오에 따라 1.8∼0.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고 전자와 자동차 부문 공급망 차질로 산업 및 무역 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 의결하는 1차 예비비는 시작일 뿐”이라며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대책들을 책상 위에 모두 꺼내놓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긴급방역 대응 조치 예산과 우한 교민 임시시설 운영 지원 등을 위해 1041억 원의 예비비를 의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 대통령이 헌법상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 자영업자 임대료를 낮추고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2월 임대료를 일정 비율 긴급 명령으로 할인해주고 추후에 추경으로 나머지 부분을 건물주한테 보전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달 말까지 1차 대책을 우선 발표한 다음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주시하며 추가 정책수단도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추경 편성 가능성을 열어 놨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구체적 지원 방안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책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특별금융 지원과 세 부담 완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와 소상공인들의 임대료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조치를 신속하게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쿠폰이나 구매금액 환급 같은 소비 진작책과 함께 재래시장, 골목상권, 지역경제 활력을 위해 필요하다면 파격적 수준의 지원 방안을 적극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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