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금태섭 의원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도전장을 내민 김남국 변호사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출마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국 내전’의 여파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판단이다.
이해찬 대표는 20일 “금 의원과 김 변호사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두 훌륭한 우리 당의 재원들이 소중하게 쓰이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고 이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이 전했다. 누가 이기더라도 후유증이 불가피한 내전인 만큼 양 측 모두 상처받지 않도록 묘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수도권 의원을 중심으로 ‘제2의 김용민’ 사태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변호사의 출마를 지지하는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반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에 투입해 경선을 붙이거나 험지에 전략공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비공개 지도부 회의를 마친 뒤 “내일(20일) 열리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방안을 찾아 봐라고 하는 게 오늘의 결론”이라고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금 의원이 ‘공수처법 반대 표결’에 대해 사과하는 식으로 김 변호사가 강서갑에서 물러날 명분을 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허나 수도권 의원 상당수는 “중도층의 이탈 등을 고려해 국민 정서에 맞게 김 변호사를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논란은 이어졌다. 정봉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중도’ 뽕을 맞은 의원들이 김남국을 도륙하고 있는 것 같아 한마디 아니할 수 없다”며 “(김 변호사는) 단 한번도 서초동 검찰 개혁 집회현장에 나가지 않았던 민주당 ‘중도병’에 빠진 의원들과는 결이 다른 사람”이라고 김 변호사 편을 들었다. 또 전날 김 변호사를 비판했던 김해영 최고위원을 향해선 “21대 국회에서 당신의 모습 볼일 없어 당원들이 받을 스트레스의 날도 그리 머지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 변호사도 금 의원을 향해 “일반 경선 자체를 못 하게 하려는 저질 B급 정치를 안 하면 좋겠다”고 비난했다. 김 변호사 지지자들은 이날 원혜영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들에게 수천 개의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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