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은 “수도권 험지 출마”
예고없이 한시간 사이 거취표명… 당내 ‘피의 목요일’ 얘기 나돌아
공관위, 다른 TK의원들에도 전화… 당분간 불출마 릴레이 전망
김형오 조용한 설득 효과 평가속 일부는 탈당 시사 등 저항 기류
미래통합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20일 하루 동안 세 명의 의원이 줄이어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선언을 했다. 20명의 대구경북 현역 의원 가운데 6명이 인적쇄신에 동참하면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언한 현역 50% 이상 물갈이론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합당 최고위원인 3선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과 초선 최교일 의원(경북 영주-문경-예천)이 한 시간 사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례대표지만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이었던 강효상 의원도 지역구를 포기하고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예고도 없이 한 시간 사이 연이어 전격적인 거취 표명에 나서자 당 내에선 ‘피의 목요일’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첫 테이프는 강 의원이 끊었다. 오전 9시 50분경 ‘김 의원이 1시간 후 불출마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강 의원이 10여 분 만에 예고 없이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최전선인 서울에서 선봉대로 나서겠다”며 험지 출마를 선언한 것. 강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이번엔 최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현 정권의 일방 독주와 여당의 횡포를 막지 못했다”며 불출마 선언문을 올렸다. 두 의원의 거취 표명이 순식간에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선 김 의원은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깨끗한 마음으로 12년 정치 여정을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세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올 때마다 당 관계자들은 “(불출마가) 정말 맞느냐”, “다음은 누구냐”며 확인에 나서는 한편으로 의원실마다 급히 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모습도 보였다.
특히 당 내에선 대구경북의 다른 의원들도 불출마를 권유하는 공관위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져 당분간 불출마 선언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경북 현역 중 4선인 주호영 의원, 3선 강석호 김재원, 2선 김상훈 윤재옥 박명재, 초선의 곽대훈 곽상도 정태옥 추경호 김석기 김정재 백승주 송언석 이만희 의원 등의 공천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컷오프 명단을 극비리에 관리하면서 의원들을 개별 접촉해 부드러운 퇴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5선 출신에 국회의장을 지낸 김 위원장의 인맥과 권위로 조용히 의원들을 설득해 ‘스텔스김’이라는 별칭까지 나왔다.
김광림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한 달 전부터 고민하며 공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와 논의해 왔다”면서도 대구경북 물갈이론에 대해선 “판갈이, 솎아내기식보다는 (공관위의) 방법과 절차가 예의를 갖추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관위는 홍준표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강효상 의원의 서울 출마 지역구로는 홍 전 대표가 세 번 당선됐던 서울 동대문을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공관위의 압박에 일부 의원이 탈당을 시사하는 등 물밑 저항 기류도 감지된다. 대구경북 의원들 사이엔 “공관위가 친박(친박근혜)계와 최경환 전 부총리 라인만 자르고 있다” “유승민 의원과 김 위원장이 새로운보수당 출신 후보를 밀기로 밀약을 맺었다”는 음모론도 나왔다.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한 의원은 주변에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며 친박계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셀프 제명’으로 바른미래당을 나온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 중 통합당에 들어간 김중로 의원 외에 추가로 통합당 합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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