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고속정에서 사격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고속정과 같은 등급의 참수리급 고속정. 동아일보DB
해군 고속정이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하던 도중 수류탄이 폭발하는 바람에 장병 7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군에 따르면 3일 낮 12시 20분경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참수리급 고속정(PKM·130t) 1척이 남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선체 뒤쪽에서 수류탄 1발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고속정에 타고 있던 부사관 2명이 손과 얼굴 부위에 중상을 입었고 정장(대위)을 비롯한 5명의 간부급 승조원이 찰과상과 타박상 등 경상을 당했다. 해군 관계자는 “부상자들은 응급 처치를 받은 후 중상자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경상자는 민간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부상자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승조원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사고 당시 고속정에는 30명 안팎의 장병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부산 인근 앞바다에서 해상사격 훈련의 일종인 ‘소(小)병기 사격훈련’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구축함 등 아군 대형 함정으로 접근하는 적 소형 선박과의 교전 상황을 가정해 기관총을 쏘거나 수류탄을 투척해 저지하는 훈련이다. 승조원들이 수류탄을 던지는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선박 내부에서 수류탄이 터진 것으로 해군은 보고 있다. 군은 사고 당시 수류탄의 작동 상태를 비롯해 훈련 중 안전규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비롯해 병력, 장비가 다수 참가하는 훈련은 연기 또는 취소했지만 소규모 부대 훈련은 지휘관 재량에 따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훈련도 당초 예정된 절차와 내용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해군 관계자는 “사고 후 모든 해상과 육상 사격훈련을 중지하고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군이 운용하는 전투함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참수리급 고속정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경비 등 최전선의 영해 수호가 주된 임무다. 북한이 기습 도발한 1차(1999년), 2차 연평해전(2002년)에도 참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