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50%이상 현역 의원 물갈이가 현실화 됐다. 6일 통합당 공관위가 발표한 4·15 총선 대구·경북 공천 심사 결과에서 당 정책위의장인 3선 김재원 의원과 당 최고위원을 지낸 3선 강석호 의원 등 경북 최다선 의원 두 명이 모두 컷오프(공천배제)됐다. 당 안팎에선 “피바람이 현실이 됐다”는 말과 함께 “과감한 개혁공천”이라는 엇갈린 평가도 이어졌다.
1월 공천심사를 시작할 때부터 ‘대구·경북 50% 교체’를 공언했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진박(진짜 친박)이다, 아니다’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공정성을 가지고 기준과 자료에 입각해 공천 심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의 특성상 친박 의원들이 많고, 이들이 다수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 이날 컷오프 된 대구·경북 의원 중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과 초선의 김석기(경북 경주) 곽대훈(대구 달서갑) 백승주(경북 구미갑) 4명은 대표적인 친박계다. 정태옥 의원(대구 북갑)은 중립 성향이며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비박이다.
6명이 컷오프 되면서 이미 불출마 또는 서울 험지 출마 선언을 한 5명(유승민 김광림 장석춘 정종섭 최교일 의원) 등을 합치면, 통합당이 대구·경북에서 보유한 전체 20개 의석 중 11석(55%)이 물갈이 되는 셈이다. 비례대표이지만 대구의 당협위원장이었던 강효상·김규환 의원이 험지 출마를 택하거나 컷오프 된 점, 포항의 2개 지역구는 아직 공천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물갈이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공관위는 대구 지역 최다선인 4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을 4선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수성갑으로 이동시켜 공천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주 의원과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의원이 맞붙으면서 예상치않았던 대구·경북 지역 최대의 빅매치가 성사된 것. 김 위원장은 “수성갑은 꼭 탈환해야 할 지역구로 판단했다”며 주 의원의 이동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곽상도(대구 중·남) 김상훈(대구 서) 윤재옥(대구 달서을) 추경호(대구 달성) 송언석(경북 김천)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등 현역의원 6명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은 김재원 의원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도에 공천을 받았다. 공관위 일각에선 17대 총선 이후 내내 경북에서 출마했던 김재원 의원을 서울 중랑구 등으로 돌려 공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북구갑에는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달서갑에는 이두아 전 의원이 각각 단수 추천을 받았고, 달서병에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공천을 받아 그 지역 현역인 자유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와 맞붙게 됐다. 경북 안동에는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 경북 구미을에는 김영식 전 금오공대 총장, 경북 영주-문경-예천에는 황헌 전 MBC 앵커가 공천을 받았다.
통합당은 서울과 부산·경남 일부 공천도 확정했다. 서울 노원을엔 안철수계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동섭 의원, 울산 북구 박대동 전 의원, 경남 김해갑 홍태용 전 당협위원장, 김해을에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시민단체 몫으로 참여했던 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을 공천했다. 대표적인 재야 민주주의 운동가인 장 전 이사장은 1990년 김문수·이재오 전 의원과 민중당 창당한 뒤 총선에만 7번째 도전하게 됐다. 부산 수영은 경선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현역인 유재중 의원이 컷오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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