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캠프 핵심-지도부-86그룹 대부분 공천 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9일 03시 00분


당내 “친문이면 거의다 살아남아”
불출마-탈락 현역 35명… 전체 27%
“통합당 비해 임팩트 없다” 비판론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4·15총선 공천 심사 결과 청와대 출신 예비 후보자 중 절반 이상이 본선 티켓을 거머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 지도부와 주요 세력인 ‘86운동권’(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역시 무난히 공천장을 받았지만 비문(비문재인) 인사들만 줄줄이 컷오프되면서 ‘물갈이’가 용두사미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진문’ 인사들의 약진 두드러져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은 총 53명. 이 가운데 8일 현재 경선이 끝나지 않은 7명을 제외한 46명 중 26명(56.5%)이 공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진문(진짜 친문재인)’이라고 평가받는 대선 캠프 핵심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전북 익산을),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충남 서산-태안),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서울 구로을) 등 대선 캠프의 원조 격인 ‘광흥창팀’ 멤버들은 모두 공천장을 받았고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중원),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진성준 전 정무비서관(서울 강서을)도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면 정무부시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좌했던 하승창 전 사회혁신수석은 수석급 출마자 중 유일하게 경선에도 가지 못했다. “청와대 출신인 ‘문돌이’라 해도 다 같은 ‘문돌이’가 아닐 것”이라는 민주당 내의 예측이 현실화된 셈이다.

출마 시점도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월 마지막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유송화 전 춘추관장, 김빈 전 행정관 등은 경선에서 패한 반면 길게는 1년여 전부터 지역구로 향했던 행정관급 인사들은 경선을 통과했다. ○ 주류는 살아남고 비주류 상당수는 낙천

민주당은 이날 이인영 원내대표 등 전·현 지도부를 포함한 수도권 현역 의원 30명을 단수공천하기로 했다. 윤호중 사무총장과 박광온 박주민 최고위원, 김성환 당대표 비서실장 등 주요 지도부 의원들이 현재 자신의 지역구에서 그대로 공천을 받았다. 우원식, 우상호, 홍영표 등 전임 원내대표와 최근 ‘대구 봉쇄’ 발언 파문으로 당 수석대변인에서 물러난 홍익표 의원 역시 단수 공천됐다.

지금까지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컷오프 되거나 불출마를 결정한 의원은 35명으로 전체 현역(129명)의 27% 수준이다. 애초 이해찬 대표가 공언한 ‘현역 20% 물갈이’를 넘어섰지만 당 안팎에선 “미래통합당에 비해 임팩트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와 86운동권은 거의 다 살아남았고 친문(친문재인) 마크만 있으면 막말을 했거나 의정활동을 소홀히 해도 무서울 게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관위가 컷오프한 친문 김정호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주며 구제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현역 중에선 비문 성향이 짙은 신창현 정재호 오제세 민병두 의원 등 4명만 컷오프됐다.

민주당은 또 이날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타진했던 김남국 변호사를 경기 안산단원을에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이훈 의원이 불출마한 서울 금천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전략 후보로는 각각 최기상 전 판사와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을 선정했다. 이 밖에도 서울 용산에는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전략공천하며 이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던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컷오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강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4·15총선#공천#대선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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