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전세기 투입 고려…“현지서 치료 보장 어려워”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9일 12시 43분


12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고립돼 있던 우리 교민과 중국국적 가족 등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 News1
12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 고립돼 있던 우리 교민과 중국국적 가족 등이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 News1
정부가 지난달 하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이란에 임시항공편을 투입해 교민과 주재원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에 대해선 임시항공편 투입을 검토하고 있고, 영사조력 제공방안도 강구하고 있다”며 “이란 내부 여러 사정과 매우 제한된 의료자원 이용가능성, 높은 사망률과 위험의 정도, 또 그 위험으로부터 안적인 치료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여러 요소를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일 기준 확진자 6565명, 사망자는 194명이다. 주이란한국대사관은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이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긴급 연락처를 확보하는 한편, 이란에 거주하는 교민과 주재원을 대상으로 한국행 전세기에 탑승할 의향이 있는지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이란에 거주하는 교민과 주재원은 220여명 정도로, 정부는 100여명 안팎의 인원이 전세기 탑승을 희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사관에 따르면 이란발 항공편들이 대부분 취소되고 있으며, 이란발 항공편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도 증가하는 추세다.

외교부는 가급적이면 이번 주 내에 교민 등을 철수시킬 계획을 가지고 이란 정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한국 국적 여객기를 바로 투입하기는 어려워 제3국 항공사를 이용해 주변국으로 이동한 뒤 이곳에서 국적 여객기로 귀국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기 투입으로 이란 교민이 귀국하면 지정 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이날 기준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총 96개국에서 10만10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37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진앙지인 중국에서는 잠잠해지고 있는 추세지만 이탈리아, 이란 등에서 지역사회 전파 및 집단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북부지역에서 시작된 지역사회 발생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주이탈리아한국대사관에 따르면 8일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375명, 사망자는 366명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롬바르디아주를 포함한 북부지역 15개 주에 휴업·휴교·이동 제한 등 조치를 실시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봉쇄를 결정한 북부 15개 주는 밀라노, 베네치아, 모데나, 파르마, 피아젠차, 레지오 에밀리아, 리미니 등 주요 도시가 포함됐다.

이란 교민과 주재원들의 철수 방안이 언급되면서, 도시 ‘봉쇄(lockdown)’ 조치를 취하고 있는 이탈리아에도 전세기 특별 귀국이 추진될지도 관심이다. 이탈리아의 우리 교민수는 북부 3개주에 2400명, 그 외 지역에 2200명 등 총 4600여명이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이탈리아가 있는) 유럽은 의료 자원이 작동하고, 항공 이동도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이탈리아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나오는 조치 내용을 더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앞으로 객관적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강력한 조치를 고려한다면 입국조치, 입국제한 등도 강구할 수 있겠지만, 현재 이같은 조치의 적용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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