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은 휴대전화 사용 압도적 지지…軍간부는 떨떠름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9일 17시 07분


인권위 '2019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 발표
군 간부 25%, 병사 휴대전화 사용에 부정 반응
연구진 "지휘관은 휴대폰 사용에 문제 있다 봐"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전국 각지 병영 안에서 병사들(병장~이등병)이 일과 시간 후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놓고 병사와 간부 간 시각 차가 드러났다. 병사는 이 방침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간부들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19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백석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7월15일부터 8월14일까지 서울·경기, 대전, 충북·충남, 부산·경남, 호남, 해안경계·GOP(전방), 강원도 등 육군 77개 부대, 학교, 병원에 근무하는 병사 1006명, 군 간부 198명을 대상으로 병사의 휴대폰 사용에 대한 긍정도를 조사한 결과 병사의 91.1%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매우 긍정적이다’가 68.0%, ‘어느 정도 긍정적이다’가 23.1%였다. 부정적인 응답(전혀 긍정적이지 않다 0.9%.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2.0%)은 2.9%에 그쳤다.

반면 간부 중에서는 57.1%만이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우 긍정적이다’가 19.2%, ‘어느 정도 긍정적이다’가 37.9%였다. 부정적인 답변은 25.8%였다.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가 8.6%,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가 17.2%였다.

평일 오후 6~9시, 휴일 오전 8시30분~오후 9시로 잠정 결정된 휴대전화 사용시간의 확대 여부를 놓고도 병사와 간부의 의견이 엇갈렸다.

휴대전화 사용시간 확대에 병사는 81.6%(매우 긍정적이다 56.3%, 어느 정도 긍정적이다가 25.3%)가 찬성한 반면 간부는 27.3%(매우 긍정적이다 11.6%, 어느 정도 긍정적이다 15.7%)만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간부 중 52%(전혀 긍정적이지 않다 29.8%, 별로 긍정적이지 않다 22.2%)가 사용 확대에 반대했다.

백석대 산학협력단은 “병사를 관리하는 지휘관 입장에서는 휴대폰 사용에 따른 문제들이 있다고 인식한 결과로 보이며 보완대책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며 “확대 사용에 신중한 간부의 입장도 함께 검토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과 시간 후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에 참여한 병사들에게 휴대전화로 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이 54.7%, 누리소통망(SNS)이 16.4%, 동영상 시청이 10.7%였다.

간부들은 병사 휴대전화 사용 시 문제점으로 ▲활동 저하 ▲자기계발 저하 ▲개인주의 확대 ▲단체생활 소홀 ▲친목이 안 됨 ▲여가생활 축소 ▲사이버도박, 음란물, 통신보안 저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 등을 제시했다.

국방부는 이르면 올 전반기부터 병사들이 일과시간 후 자유롭게 휴대전화와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평일의 경우 일과 이후인 오후 6~9시, 휴일은 오전 8시30분~오후 9시다. 다만 부대 여건을 고려해 지휘관 재량으로 시간 조정이 가능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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