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닷새만에 또 도발
작년 9월 김정은 참석 시험서 실패, 이번엔 20초-1분 간격 안정적 연사
“신종 대남타격무기 곧 현실화” 분석
軍, “9·19남북합의 위반 강한 유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부터 대남 냉온탕 전략을 퍼붓고 있다. 도발→김여정의 비난 담화→김정은 친서에 이어 다시 도발로 나서면서 본격적인 양면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다.
일단 군은 9일 북한이 함경남도 선덕에서 쏜 발사체 3발이 앞서 2일 강원 원산에서 발사한 초대형방사포(KN-2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덕은 지난해 8월 24일 초대형방사포를 처음 시험발사한 곳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은 수차례 KN-25 발사 현장을 찾아 연사능력 향상을 독려해왔다.
이날 도발로 신종 타격무기의 연사능력이 사실상 수초 내로 안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당국자는 “첫 발과 두 번째 발은 20초 간격으로,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은 1분 이상 간격을 두고 쏜 걸로 파악됐다”며 “다른 방사포 계열의 일부 무기체계도 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는 2일 초대형방사포 2발의 연사 간격(20초)과도 유사하다. 그동안 북한은 KN-25의 발사 간격을 19분(지난해 9월 10일)→3분(지난해 10월 31일)→30초(지난해 11월 28일)로 줄여왔다.
또 그동안 실패했던 초대형방사포의 ‘3발 연속발사’도 이번엔 김 위원장의 지휘하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발사 간격(1분 이상)이 다소 지연된 것도 실패 가능성을 우려해 정확도 향상에 집중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10일 평안남도 개천에서 있었던 초대형방사포의 ‘3연발’ 시험은 실패로 끝난 바 있다.
군 안팎에선 이번 도발이 초대형방사포(다연장로켓)와 탄도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한 신종 대남타격무기 전력화의 최종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사시 청와대, 평택 미군기지, 계룡대 등을 동시에 대량 파괴할 수 있는 다연장탄도미사일(MLBM) 배치가 곧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 KN-25는 소형 전술핵을 장착해 복수 표적에 대한 핵 기습타격도 가능하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한미 요격망 돌파 능력을 완비하면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못지않은 대미 억제력을 발휘할 걸로 보고, 해당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김여정과 외무성 담화를 통해 단거리 발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강조한 데 이어 보란 듯 도발을 재개한 것은 북 도발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 규탄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일 도발 때와 달리 청와대는 9일엔 ‘강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김정은 남매가 혼란스러운 강온 메시지를 직접 내기 시작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여정은 미 대선의 ‘슈퍼화요일’인 3일(현지 시간)을 앞두고 첫 담화를 냈고, 한국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북이 적극적인 대미, 대남 메시지를 내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선을 넘지 않는 도발을 통해 북한 문제를 환기시키며 한반도 정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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