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비박이라고 나를 쳐” vs 김형오 “밟고 지나갈 다리”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0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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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미래통합당 의원이 10일 4·15 총선 공천에서 자신을 컷오프한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재심을 요구했다.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공천관리위원회의 결과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공관위는 강원 강릉시에 홍윤식 행정자치부 전 장관을 공천하며 현역인 권 의원을 공천 배제했다.

그는 “총선을 36일 앞두고 강릉 활동이 전혀 없는 장관을 데려와 5분 면접하고 공천을 결정했다”며 “강릉 시민을 철저하게 무시한 행위일 뿐 아니라 강릉 여론과도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고 주장하며 “(3주 전) 나 말고 대안이 있느냔 질문에 대안이 없으니 직접 찾아오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답을 했다. 두번째 만남에선 나중에 서울강동갑에 공천된 이수희 변호사를 언급하며 출마를 도와줄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릉여고를 나왔지 강릉 태생도 아니고 강릉 활동이 전무해 본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했고, 이후 공관위에서 제 단수공천으로 논의가 모아졌다”며 “그런데 갑자기 어제 재공모하더니 약속하듯 3명의 후보가 신청했다. 김형오 공관위가 저를 죽이려고 공천 심사를 미루며 선거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을 인연만 있으면 주겠다고 직접 찾아나섰다”고 밝혔다.

탄핵 정국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 의원은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단 이유로 일각에서 공천 배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탄핵 강을 건너자고 해놓고 공천 과정에서 친박을 많이 치니까 비박인 저도 쳐야 한다는 프레임으로 임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석을 잃어도 되니 권성동 배제가 목표였다. 강릉은 아무나 꽂아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해라”라며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오만한 생각을 강릉 시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20대 때 이한구 위원장이 계파 공천으로 망쳤다”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공관위를 향해 “정식 재심을 요청한다. 강릉 지역 신청자 모두를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아라”라고 촉구했다.

최고위원회를 향해서도 “공관위의 공천 원칙을 무시한, 합리적인 기준 없는 자의적 공천 행사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요구했다.

권 의원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강릉이 TK(대구·경북)냐. 그냥 위에서 내리꽂으면 당선되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해 “출마하겠다고 단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지역 주민과 소통이 없다”며 “결국 권성동을 잘라내기 위해 여론조사를 해보지도 않고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전화로 문자로 (공관위에) 이것은 승리하는 공천이 아니다, 강릉을 버리고 권성동 치는 것밖에 더 되냐고 강력 어필했지만 전혀 반영이 안됐다”며 “나를 자르면 당이 화합이 되고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생각했는지 어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회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 공관위가 원칙도 규정도 합리도 없으면 아무리 재의결한다고 해도, 당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찍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출마를 돕기 위해) 이수희 변호사를 데리고 다니라고 해서 왜 제가 데리고 다니냐고 하니, 당신은 포기하고 2년 뒤 강원도지사에 나가라고 했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권 의원에 대한 컷오프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기준에 따라서 했고, 시대의 강을 건너려면 밟고 지나갈 다리가 필요하지 않나. 다리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바”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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