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자리 중 3자리 임기만료로 공석… 15일 1명 또 임기끝나 5명만 남아
대통령 임명 2명 청문일정 못잡아… 국회선출 2명도 여야 이견 커 난항
21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선거의 심판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자리가 대거 공석으로 방치되고 있다.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더욱 중요해진 때에 총선에만 신경이 쏠린 여야가 헌법기관의 기형적 운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에 따르면 10일 현재 선관위원 9자리 중 3자리가 임기 만료로 공석이다. 김용호 위원(여야 공동 추천)의 임기가 이달 15일로 끝나면 공석은 4개가 된다. 초유의 선관위원 5명 체제를 목전에 둔 것. 선관위 전체회의는 9명 중 5명 이상이 출석하면 출석위원 과반으로 의결하는 구조다. 현재 상황을 방치하면 남아 있는 5명 중 1명이라도 회의에 불참할 경우 의결이 안 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선관위는 불법 선거운동 단속과 조사, 선거법 유권해석을 내리기 때문에 위원 공석 사태가 길어지면 선거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새로 위촉해야 하는 네 위원은 대통령 임명 2명, 국회 선출 2명(김 위원 후임 포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이승택 변호사, 이달 9일 정은숙 변호사를 새 선관위원으로 내정했다. 청와대는 이 내정자 인사청문요청안은 지난달 21일 국회로 보냈다. 청문 절차 시한(19일)이 다가왔지만 여야는 청문회 시점조차 논의하지 않고 있다. 청문회가 불발되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야당이 반발할 수 있어 부담스러운 결정이다.
국회 추천 몫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조성대 한신대 교수를 추천했고, 현재 상임위에 선출안이 올라가 있다. 미래통합당은 김대년 전 선관위 사무총장을 추천 인사로 올렸지만 선출안은 못 냈다. 통합당 관계자는 “합의로 각 당의 추천 인사에 동의해 주기로 했는데 민주당이 김 전 사무총장 추천을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무총장을 한 인사가 상임위원이 될 수는 있어도 비상임위원이 된 전례는 없다”며 반대 이유를 들었다.
현재로선 4·15총선 전에 국회 선출 몫 2명은 위촉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2명은 여야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청문회를 연 뒤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해야 하는데 이견이 커 선출 절차를 21대 국회로 넘기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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