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연합 참여, 민주당 의총 격론
송영길 “1당 안되면 개혁 물건너가”… 지도부-친문 의원 대부분 찬성
수도권 의원들은 후폭풍 우려… 12, 13일 전당원 투표로 확정 결론
민주당 137석 vs 통합당 147석… 비례 불참 선거 시뮬레이션 보고도
동아일보 DB.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 전담 연합정당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확정하는 방향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연합정당 참여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논의의 흐름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11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80만 명 안팎의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투표 방안을 확정하면 12, 13일 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2시간 반가량 진행된 의총에서 이해찬 대표는 “지금 의석을 도둑맞게 생겼다. 엄중한 상황”이라며 연합정당 참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고, 이인영 원내대표는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하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조발제에서 연합정당 참여 없이 선거를 치른다면 민주당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의석수가 137석 정도이고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두 당이 합쳐 145∼147석가량 얻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참석자 80명 중 20명가량이 발언대에 섰을 정도로 거센 토론이 이어졌지만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다수였다. 당 지도부와 친문 주류 의원들 대다수가 찬성 입장에 선 반면 반대 의견은 설훈 박용진 김해영 조응천 의원 등 4명에 그쳤다.
송영길 의원은 미래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됐을 경우를 상정하며 “문재인 정부의 하반기 원만한 국정 운영은 거의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원내 1당이 무너지면 문재인 정부 개혁 1호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기능이 왜곡되거나 무력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원식 의원은 “비례대표를 통해 민주당이 소수정당과 연대하는 것은 진보적 가치의 확장이자 퇴행적 과거 회귀세력과 싸우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과감하게 중도층을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석현 의원은 “단독 비례당 창당 의견이 많다. 투표 설문조사에 연합정당과 비례당 창당 등 3개 문항을 넣자”고 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연합정당 참여가 총선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했다. 이들은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109개 지역구 중 26곳이 5000표 내외로 승부가 갈린 만큼 박빙의 수도권 선거에서 민주당의 명분 없는 연합정당 참여가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비례연합정당 참여는 중도층의 민주당에 대한 소극적 혹은 비판적 지지를 철회하게 만들 수 있는 나쁜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연합정당 참여는 명분도 약하고, 실리 면에서도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차기 대선 주자군들은 잇따라 연합정당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의총에 불참한 김영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도 라디오에서 “저희들 원칙을 좀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그런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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