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행보 시동거는 文대통령…추가 확진 사례에 ‘신중모드’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1일 16시 32분


기업인 해외 입국 예외 방안 지시·기업인 간담회 추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 확진자 감소세 국면이라 판단
靑, 행보 공개엔 신중…"코로나 종식" 발언 후유증애 조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두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챙기기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잠시 미뤘던 경제 행보를 재개하려는 셈인데, 추가 감염 사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신중모드’가 감지된다.

11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내주 경제계 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13일 삼성 이재용 회장 등 5대 그룹 기업인 등과 간담회를 가진지 한달여만이다. 전날에는 한국에 입국 제한 조치를 한 국가들을 상대로 기업인의 예외적 입국 허용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대구 신천지 교인 등의 집단 감염 사태 이후 같은달 21일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를 끝으로 한동안 전면에 나타나지 않았던 경제 활력 제고 메시지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같은 움직임의 밑바닥에는 악화되는 경제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무디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1%대로 낮춰잡고 있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난달 평가보다 경고 수위가 높아졌다.

특히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518명을 기록했던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131명 등으로 집계되며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집단 감염 사례인 대구 신천지 교인 검사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속 마련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의 국회 심의를 이달 17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한 일정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경제 관련 행보를 공개하는 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내주 추진 중인 경제계 간담회 일정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시간, 장소, 참석자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의 신중한 태도는 지난달 13일 문 대통령의 ‘종식’ 발언 이후 제기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2월10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시점이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업무보고 등에서 방역을 강조하는 한편 경제 활력 제고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집단 확진자가 급증했다. 이후 당시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판단되는 현 시점에서 섣불리 경제 행보를 보이다 예상치 못한 ‘집단감염’ 등 변수가 생겨 다시한번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구로 콜센터 근무자 90여명이 집단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집단감염 우려는 여전하다.

이런 상황 속 문 대통령은 정부부처 및 당과 함께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향후 관련 행보와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코로나 19의 전반적 추세와 대응 방안 등을 보고 받았다. 이날 이뤄진 고위당정청에서는 코로나19 관련 대응 조치와 함꼐 금융 시장 동향 대응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