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천 사실상 마무리
“변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죽어
김종인씨 통 크고 선 굵은 사람… 공천은 선대위서 할 문제 아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공천 탈락자의 무소속 출마는 문재인 정권을 위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낙천한 사람 중) 무소속 출마자는 당락을 떠나 다시 당에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권 낙천 의원들을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 러시의 조짐이 보이자 김 위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문재인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를 위해 동참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도권을 이기기 위해 영남권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요구했고 고뇌와 결단에 찬 읍참마속으로 나타났다”며 “많은 불만과 비판을 알고 있지만 변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다 죽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출범 55일째를 맞아 지역구 공천을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예정에 없던 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김광림 장석춘 의원은 불출마를 단호하게 결심해줬고 정병국 박명재 의원은 ‘무소속은 해당 행위’라는 결기를 보여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런 분들은 앞으로 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되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과반이나 되는 분들의 희생 덕에 반성과 혁신을 의미하는 ‘시대의 강’은 무사히 건넜지만 대한민국 살리기는 현재진행형”이라며 거듭 무소속 출마 자제를 촉구했다.
현역 의원 과반 이상을 쳐낼 정도로 물갈이에는 성공했지만 그만큼 새롭고 경쟁력 있는 인물을 충원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공천의 핵심은 사람인데 그동안 당이 사람을 기르지 못한 대가를 (공천 과정에서) 혹독히 치르고 있다”며 “인물의 전략적 배치와 미래를 향한 묘목 심기라는 방책을 썼지만 배 12척을 가진 이순신 장군의 심정이었고 고육책의 일환이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이들이 주요 지역에 배치됐다는 이른바 ‘사천’ 논란에 대해선 “‘택도 없는’ 소리”라며 “사천은 보스 정치의 산물인데 나는 1주일 후면 시민으로 돌아갈 사람”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공천 전반에 대해선 김 위원장은 “계파와 밀실 없는 공정하고 청정한 공천, 살생부 지라시가 없는 공천이었다”고 자평했다.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향후 공천 결과를 일부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공천은 선대위에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알기로 김종인 씨는 통이 크고 선이 굵다. 큰 것을 보고 나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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