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뉴스1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간 회의가 오는 17~18일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다고 외교부가 13일 밝혔다.
한미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양국을 오가며 총 6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SMA 협상에서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월 14~15일 6차 회의 이후 약 2개월만에 열리는 것이다.
우리측은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미국측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수석대표로 각 대표단을 이끌고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기존의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조속히 도출될 수 있도록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미는 총액 등 핵심 쟁점에서는 이견이 여전히 팽팽하다. 미국은 협상 초기에 종전 분담금의 5배가 넘는 50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내놓은 수정안도 과도한 수준이라고 우리 측 협상단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협상단은 이번 회의에서 입장차를 좁히는 것이 어렵다는 것으로 판단되면, 미군기지 한국인 근로자들의 인건비 문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인건비 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위해 교환각서 체결을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미 측도 이를 수용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대사는 교환각서 체결 제안은 “차기 회의가 늦어지고 주한미군사 측에 무급휴직 통보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감안하고 혹시 있을 수 있는 SMA 협상타결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준에 준하여 확보해 놓은 우리 방위비분담금 예산 중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를 우선 지원토록 하고, SMA가 최종 합의되면 이에 포함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달 28일 “협정의 공백 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2020년 4월1일부터 시행될 수 있는 행정적 무급휴직에 대한 30일 전 사전 통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무급휴직 사태가 발생하면 미군기지 내에서 방위비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군 병원과 우체국, 소방서 등 세출자금기관(AFO)에서 일하는 약 9000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은 일터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들이 대규모로 이탈하게 되면 주한미군의 전투준비태세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미군측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5800여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시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미 측의 입장 표명에 대해선 이들을 볼모로 삼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SMA 체결 7차 회의는 한국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국에서 열리게 됐다. 이에 대해선 미 국무부가 지난 11일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미국인들에 대해 모든 해외 ‘여행 재고(3단계)’를 발동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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