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숙부·고모부 평양으로 소환…‘방계 혈족’ 왜 불러들이나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6일 13시 40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삼촌인 김평일 전 주체코 대사. (사진 http://www.blesk.cz) © News1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이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삼촌인 김평일 전 주체코 대사. (사진 http://www.blesk.cz) © News1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아들인 김평일 전 주체코 대사에 이어, 김 주석의 사위인 김광섭 주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도 27년만에 평양으로 불러들이면서 ‘방계혈족’의 잇단 귀국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주오스트리아 대사에 미국통인 최강일 전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5년부터 체코대사를 맡았던 김평일의 후임에는 유럽통을 알려진 주원철 대사가 임명됐다.

외무성에서 이같은 임명 발표를 통해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김광섭의 평양 귀국도 확인된 셈이다.

김광섭의 평양 귀국설은 지난해 11월 정보당국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평일 주체코 대사가 30년만에 평양으로 복귀한다고 보고하며 제기됐다. 당시 정보당국은 김광섭과 김평일의 동반 귀국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평일은 1954년 김일성 주석과 그의 두 번째 아내인 김성애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 주석과 빼닮았던 김평일은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특히 김 주석이 노동당은 김정숙의 아들 김정일 위원장에게, 군은 김평일에게 맡기겠다고 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초반에는 김정일과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였으나 이미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한 김정일 뒤로 밀려났다.

이후 김평일은 1988년 헝가리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하며 불가리아, 핀란드, 폴란드를 거쳐 2015년 체코 대사로 부임하며 지난해까지 사실상 ‘해외 유배’ 생황을 해왔다.

이번에 교체가 확인된 김광섭 전 주오스트리아 대사는 김평일의 누나인 김경진의 남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처남-매부 관계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김광섭도 김평일과 함께 ‘곁가지’로 분류돼 해외로 밀려났다.

김정은 위원장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정권을 잡으며 자신의 숙부인 김평일과 고모부인 김광섭을 멀리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당한 후 다음 표적으로 김평일의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오랜 기간 해외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숙부와 고모부를 본국으로 소환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북제재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으로 대내외적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김 위원장이 곁가지를 옆에 두고 직접 감시하려는 것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측면에선 사실상 유배 상태로 세월을 보냈던 이들이 연로해지면서 더 이상 대사 직무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을 볼 때 실무 중심의 인물들을 배치하려 한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또한 김 위원장의 체제가 매우 안정적임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측면도 일부 적용됐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 사람들이 (평양으로) 들어와도 현재 체제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랜 유배 생활로 국내에도 기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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