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나가자마자 최홍 공천 취소…꼬이는 ‘강남 벨트’ 공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6일 20시 23분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미래통합당 공천 취소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홍은 (공관위의 공천 결정이) 무효가 됐다“며 ”금감원에서 제재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20.3.16/뉴스1 © News1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미래통합당 공천 취소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홍은 (공관위의 공천 결정이) 무효가 됐다“며 ”금감원에서 제재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20.3.16/뉴스1 © News1
“총선을 앞두고 당의 핵심인 강남 벨트가 흔들면 어떻게 하겠는 건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가 16일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사장에 대한 서울 강남을 공천을 취소하기로 의결하자 당 안팎에선 이런 말이 나왔다.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의 갈등으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영입이 무산된 데 이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황교안 대표가 공관위 결정을 흔들고 나선 데 따른 것. 강남갑 후보인 태영호 전 주영국북한대사관 공사에 대한 김종인 전 대표의 문제 제기와 김미균 시지온 대표의 강남병 공천 취소에 이어 강남 을까지 강남구 3대 지역구 공천이 잇따라 뒤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전 사장에 대한 공천이 무효화 됐다”며 “(최 전 사장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재 처분을 받았다. 당헌 당규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당헌·당규에는 공관위에서 후보자로 확정됐더라도 불법선거운동, 금품수수 등 문제가 있을 경우 최고위 의결로 무효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고위는 2014년 최 전 사장이 ING자산운용(맥쿼리투자신탁운용의 전신) 사장 재직 당시 직원의 채권 ‘파킹거래’로 금감원의 제재를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채권 파킹거래란 채권 거래를 곧바로 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증권사에 일정 시점까지 보관(파킹)하도록 한 뒤 나중에 결제하는 불법 거래 방식. 당시 최 전 사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임했다.

최고위가 공천 취소를 의결하던 시점에 국회에서 출마선언을 했던 최 전 사장은 6시간 만에 다시 기자회견을 다시 열고 “비민주적 월권행위”라며 반발했다. 최 전 사장은 “당시 금융당국에서 제게 경영자로서 관리책임을 이유로 징계를 물었으나, 개인 비리나 범법 행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관위가 재심까지 해서 확정한 사안을 다시 뒤집는 것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공관위는 최고위의 갑작스런 제동에 고심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추진했던 ‘김종인 선대위원장 카드’가 김형오 공관위와 대립 등의 이유로 무산되자, 최고위에서 이석연 공관위 체제에 대한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