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씨가 17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총선 경기 의정부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씨가 17일 4·15 총선에서 아버지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영구 제명’ 경고에도 출마를 강행한 것이다.
문 씨는 이날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당하고 떳떳하게 제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며 “의정부시민의 품속에서 자란 진정한 의정부사람 문석균으로 4·15 총선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구는 문 의장이 6선, 즉 24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재직한 곳이다.
문 씨는 문 의장의 아들로 살아온 날들을 언급한 뒤 “(나는) 초·중·고를 의정부에서 다니며 의정부 시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시민”이라며 “정치인 아버지의 부재를 의정부시민의 품속에서 잊고 살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많은 인생의 고리들이 정치와 연결되어 있었다.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거듭거듭 다짐했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제 두려워하지 않겠다. 회피하지 않겠다. 의정부시민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맞닥뜨려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문 씨는 더불어민주당 탈당과 관련해 “1월 23일 민주당 예비후보를 사퇴했다. 억울했지만 이 또한 제가 감당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리고 중앙당에 의정부시와 걸맞은, 의정부 시민과 당원동지들에게 떳떳한 후보를 보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당은 시와 전혀 연고도 없는 후보를 공천했다. 당의 이 같은 결정은 제일 먼저 의정부시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라며 “또한 민주적 절차, 공정한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했던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당원동지들을 배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는 길을 가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의 폭거에 참담함과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며 “그럼에도 지금 무소속 출마를 결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비통한 심정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앞서 1월 문 씨는 민주당 의정부갑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지역구 세습’ 논란이 일어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 지역과 인연이 없는 영입인재 5호인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를 의정부갑에 전략 공천했다.
그러자 문 씨 지지자들은 성명을 내고 문 씨의 무소속 출마를 촉구했다.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당직자들도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이 의정부갑 당원들을 배신하고 잘못된 결정을 했다”며 집단 사퇴했으며, 이 지역 시·도의원 전원은 11일 오 씨의 출마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날 문 씨가 민주당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히자, 이해찬 대표는 “우리 당에서 4·15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고 경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