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경을 닫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들이 고립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 이탈리아, 페루 등에서는 전세기를 통한 교민 철수도 정부·민간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18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국적 불문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 국가·지역은 37곳이다. 특히 페루, 필리핀 등 국가에서 국경봉쇄 조치를 단행해 현지 교민이나 여행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페루 당국은 17일부터 국경을 전면 폐쇄했으며, 현재 한국인 여행객 150명이 고립돼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페루에서 예외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보고받고 있지는 못하다”며 “주한 공관 또 주페루 우리 공관 통해서 주재국 외교부와 협의하고 있다. 여타 해당되는 나라들하고 같이 공조해서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페루대한민국대사관은 페루 내 체류 중인 우리 관광객 현황을 조사하는 한편, 전세기를 동원해 리마에서 멕시코시티를 거쳐 우리 국민들을 귀국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당국도 지난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루손섬 내 마닐라와 클락 등 국제공항에서 17일 오전 0시1분부터 19일 자정까지 72시간 동안만 출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은 국토교통부, 국적항공사와 협의해 귀국 항공편 좌석을 증편하는 등 우리 교민들의 귀국 지원에 나섰다.
다만 대사관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17일 밤 외국인, 필리핀 국적 해외근로자(OFW), 해외 거주 필리핀 국민(balikbayan)은 72시간과 관계없이 그 이후에도 출국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항공편이 운영되는 한 우리 국민의 출국은 당분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란에 대해 임시항공편을 동원해 우리 교민과 주재원 90여명을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탈리아에서는 한인회가 직접 귀국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주이탈리아한국대사관과 이탈리아한인회 등에 따르면 한인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귀국 전세기 수요를 조사했다. 아직까지 귀국항공편이 남아 있어 정부 차원에서는 전세기를 동원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전세 항공기를 정부가 대는 것은 굉장히 어렵지만 노선을 운영하던 항공사가 임시 증편 하나 더 띄우는 것은 쉽다”며 “정부 부담도 덜 들어가는 모델이기 때문에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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