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능개량 예산 2억달러 책정
‘분리배치-원격발사’ 1단계 끝내… 패트리엇과 통합운용 2단계 추진
北 신무기 변칙기동 대응력 높여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업그레이드’가 2021년 2분기(4∼6월)에 완료되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또 미국은 성주 사드의 성능 개량 예산으로 약 2억 달러(약 2540억 원)를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입수한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2021회계연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성주 사드 포대의 성능 개량은 2018년부터 2021년 2분기까지 소프트웨어 개량과 대(對)전자전 장비 보강 등을 골자로 2단계로 추진된다. 자료는 이 사업을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연합긴급작전요구(JEON)’로 적시하고, 총 1억9775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기술했다.
JEON은 2017년 사드 배치 당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요구한 것으로 성주 사드 포대의 성능 개량이 핵심이다. 군 소식통은 “성주의 사드 포대 업그레이드가 핵심인 주한미군의 JEON이 인도태평양사 차원으로 격상돼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1단계는 사드 발사대와 포대(레이더, 교전통제소)의 분리 배치 및 원격 발사, 사드 레이더로 신형 패트리엇(PAC-3 MSE) 원격 발사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MDA는 1단계 작업이 2019년 말에 완료됐다고 자료에서 기술했다.
기존에는 사드 발사대가 포대와 반경 500m 이내 유선으로 연결된 상태로 배치돼 요격 작전 시 지형지물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작전반경(사거리 및 요격고도)도 줄어 북한의 대남 타격 신종무기의 변칙 기동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발사대를 포대와 떨어진 곳에 배치한 후 무선으로 원격 발사를 하면 이런 제약을 해결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성주 사드 포대가 발사대 분리 배치는 물론이고 신형 패트리엇의 원격 발사 능력까지 갖춰 요격 효용성이 제고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2단계는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 포대를 통합하는 것으로 2021년 2분기에 완료될 계획이라고 MDA는 자료에서 밝혔다. 요격고도와 사거리가 다른 두 무기를 ‘한 몸’처럼 단일포대로 운용하면 요격 시간 단축과 사각지대 해소 등 최적의 요격 효율성을 발휘하는 다층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MDA는 성주 사드의 1, 2단계 개량사업에 2018년 1억55만 달러, 2019년 6070만 달러, 2020년 3330만 달러, 2021년 320만 달러 등 총 1억9775만 달러를 책정했다. 예산 대부분은 제작업체(록히드마틴)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장비 개량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에 성주 사드의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주한미군의 대북 미사일 방어작전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미사일 위협 고조 시 작전 반경(요격 범위) 확대를 위해 사드 발사대를 기지 밖으로 빼내 북쪽으로 전진 배치하는 방안 등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사드 발사대의 성주기지 밖 배치는 한미 간 협의 사안이라고 밝혀 향후 성능이 강화된 사드의 작전 운용을 놓고 양측 간 마찰을 빚을 개연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중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발사대 분리 배치를 북한을 빌미로 자국을 겨냥한 조치라고 반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미국이 성주 사드 포대의 성능 개량 예산을 향후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에 전가해 한국에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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