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 출신들이 만든 또 다른 비례대표 정당 ‘열린민주당’이 논란 끝에 각각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확정짓고 범 진보진영을 상대로 표심 경쟁에 나섰다. 겉으로는 같은 지지층을 상대로 서로 표를 뺏고 뺏는 ‘제로섬 게임’으로 비치지만,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친문’ 진영을 넘어 결국 중도층까지 겨냥한 외연 확장 전략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라디오에서 “열린민주당이 득표율을 가져갈수록 뒷 번호의 민주당 후보들은 떨어져나갈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지지층한테 이 쪽(더불어시민당)으로 집결해달라고 배수진을 친 것”이라고 했다. 전날 밤 더불어시민당은 신현영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1번,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을 2번으로 발표했다.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이 3번,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이 4번을 받았고 5, 6번에 군소정당을 대표해 용혜인 전 기본소득당 대표와 조정훈 전 시대전환 공동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출신 후보들은 예정대로 11번부터 배치됐다.
하지만 더불어시민당 후보 명단에 들어가지 못한 가자평화인권당 최용상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당 공관위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 인권유린을 당한 피해 할머니를 구명한 나를 배제했다”며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비례대표 공천을 불법적으로 진행한 데 대해 폭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시민당 참여를 검토했다가 철회한 오태양 미래당 대표는 라디오에서 “민주당 일부 지도부의 속임수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고 했다. 오 대표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맞붙는 서울 광진을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자 최배근 더불어시민단 대표는 비례대표 배분을 받지 못한 소수정당들이 반발하는 데에 대해 “검증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1석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합의를 받고 다 녹취도 했다”고 일축했다.
열린민주당은 “결국 우리가 누구를 위해 일하겠느냐”며 노골적으로 친문·친조국 표를 노리고 있다.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손혜원 최고위원은 최근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열린민주당 공천을 비판한 데에 대해 “민주당에서 (공천) 받기 쉽지 않은 분들을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추천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에 대해선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전날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6번)의 음주운전 이력에 문제를 제기했던 12번 서정성 코로나19달빛의료봉사단장은 당 지도부에 유감을 표명하며 이날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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