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용산을 가다…‘행정 전문가’ 강태웅 vs ‘야당 중진’ 권영세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26일 05시 46분


서울 용산구는 과거 선거에서는 대체로 보수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지역이었지만, 20대 총선을 비롯한 20대 총선(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최근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이 당선되면서 표심의 향방을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곳에 서울시 부시장을 역임한 강태웅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하며 ‘용산 지키기’에 나섰으며, 미래통합당은 3선 국회의원(서울 영등포구을)을 지냈던 권영세 전 주중대사를 공천해 용산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의지다.

서울 용산구는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크게 한남권역과 이촌권역, 남산권역과 용산권역으로 나뉜다. 투표 성향도 경계를 따라 나뉘는데, 한강 및 강남과 가까운 한남권역과 이촌권역은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을 띠는 반면, 나머지 지역은 비교적 진보 성향을 보인다.

한강권 인구가 다른 권역보다 많은 탓에 용산구는 보수 성향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경향을 보였는데, 이곳에서 뽑힌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모두 보수 정당에 몸을 담은 적 있는 인사들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역구 민심은 정부 심판론이 다소 우세한 모습이다.

서빙고동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60대 중반 남성은 25일 뉴스1과 만나 “정부의 인사정책부터 잘못됐다. 경제도 다 망가뜨렸다”며 “정권이 심판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초반의 한 여성은 “아직 누구를 뽑을지 정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도 그렇고 경제가 힘드니까,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며 “부동산도 그렇지만 정부의 경제 정책은 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20대 후반 직장인 이모씨는 효창공원역 인근 출근길에서 “아직 후보가 누가 나왔는지 살펴보지 못했지만, 인물보다는 정당을 보고 투표할 계획”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크기 때문에 지역구는 당선이 유력한 야권 후보에 표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국이 어지러워진 만큼 오히려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원효로 일대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 최모씨는 “나라가 어려운 시기”라며 “인지도 측면에서는 권 후보가 많이 알려져 있는 인물이긴 하지만, 이런 시기에는 집권 여당 후보가 낫다고 본다”고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30대 여성 회사원 김모씨도 “현 민주당이 좋진 않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에서 야당이 정부를 흔드는 꼴을 보니 언짢았다”며 “지금 정부 정책에 힘을 보태줄 수 있는 후보에 마음이 쏠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강태웅 후보는 집권여당이 전략공천한 행정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통합당 권영세 후보는 용산구의 지역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진급 인사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강태웅, 용산이 먼저다’는 내용의 피켓을 목에 걸고 출근 인사를 진행했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30년간 있으면서 서울시의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데 역할을 해온 만큼, 재개발 수요가 있는 용산 지역에서도 자신의 역할이 있음을 내세운 것이다.

그는 “용산은 오래된 도시다 보니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오래된 아파트도 많아서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에 욕구가 많다”며 “그런 문제를 풀려면 천만 도시의 부시장 출신인 제가 유권자에게 호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 10년만에 현실 정치에 컴백하는 권 후보와 달리 강 후보는 자신이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들어 참신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권 후보는 ‘인물론’을 펼쳤다. ‘큰 정치인’이 용산의 얼굴이 되어야 용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용산에는 재개발 문제뿐 아니라, Δ미군부지 철수 및 용산공원 개발 신속화 Δ경의선·경부선 지화화 ΔGTX 개발로 인한 후암동 지역 안전 문제 등 현안이 많은데, 이들 현안을 풀어내기 위해선 중진급 이상의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용산 재개발 문제의 핵심은 서울시의 건물 고도제한 정책인데, 서울시 부시장 출신의 강 후보가 서울시 정책에 역행하는 개발을 해내긴 어렵다는 게 권 후보측 논리다.

권 후보는 이날 출근길 인사에 나서 “용산 재개발이 서울시 정책에 의해 막혀 있는데 부시장 출신의 여당 후보가 풀어내기는 어렵다”며 “용산공원의 신속한 개발과 경부선·경의선 지하화 등의 문제는 국토교통부 등 다양한 부처가 연관되어 있어 이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정치를 좀 해본 사람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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