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등록이 27일 끝나면서 여야의 선거 전략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 등 ‘경제실정론’ 공세에 나서면서 황교안 대표와의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권지지론’을 앞세우며 수성에 나선다.
황 대표는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대전에 출마한 장동혁(유성갑), 김소연(유성을), 이영규(서갑), 양홍규(서을) 후보 사무실을 잇달아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황 대표의 지역구 방문은 22일 서울 강남갑 태영호 후보에 이어 두 번째지만 지방 방문은 처음. 통합당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하면서 (황 대표가) 좀 자유로워졌다”며 “앞으로는 광폭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주에서 종로까지 여러분들의 모든 고통을 안고 승리하겠다.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적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정권심판론’을 지휘하는 ‘공중전’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김종인 선대위’ 체제는 기존 조직을 개편해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제특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위에서는 다음주 초 경제위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선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넘겼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쟁점을 만들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정권지지론’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국갤럽이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6%포인트 오른 55%(부정평가 39%)로 2018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7일 선거대책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국정 안정과 경제 회생을 이뤄낼 것이냐, 아니면 정부 발목만 잡는 야당이 다수당이 돼서 국가적 혼란과 민생경제 파탄을 초래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김종인 위원장을 앞세워 ‘경제실정론’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시 전략’으로 일관한다는 방침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굳이 ‘김종인’이라는 이름을 선거의 화두로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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