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호남계와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호남계가 뭉친 민생당이 뒤늦게 비례후보 순번을 두고 내홍을 표출했다. 전날 비례 2번 후보에 이름을 올려 ‘노욕(老慾)’ 논란이 일었던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은 14번으로 순번이 밀렸다.
민생당은 총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안병원 공천관리위원장을 해임하고 김명삼 전 민주평화당 상임대변인을 신임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민생당 최고위는 안 전 위원장이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대한 지도부의 재심 요청을 거부하고 연락이 두절됐다는 이유를 해임 사유로 내세웠다. 전날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위임을 받아 공관위에 손 상임선대위원장을 2번으로 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대해 재심을 요구한 바 있다. 안 전 위원장은 손 위원장이 바른미래당 대표로 재임할 때 당권파에 힘을 보탠 손학규계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신임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즉각 공관위를 열고 기존 비례 순번을 대폭 손봤다. 새 공관위는 손 위원장 순번이었던 2번에 바른미래당계인 이내훈 상근부대변인을 배치했다. 4번에는 전날 6번을 받았던 김종구 전 민주평화당 최고위원을 끌어올렸으며 당초 12번이었던 민주평화당계 장정숙 원내대표도 순번이 12번에서 5번으로 급상승했다. 이 밖에도 민주평화당계 이관승 최고위원과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각각 8번에서 6번, 9번에서 7번으로 상향 조정됐다. 1번(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과 3번(김 공동대표)은 그대로 유지했다. 바른미래당계 강신업 대변인과 민주평화당계 박주현 전 공동대표는 비례 후보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날 최고위에서 해임된 안 전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안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지도부와 몰지각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합세해 공관위원장을 편법으로 해임했다”며 “(해임은) 불법이고 무효이고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형사상 책임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손 위원장을 비례 2번에 배치한 것에 대해서는 “당의 장래를 위해, 이번 총선을 위해 이런 분이 나와서 투쟁해 줘야 한다는 공관위원 절대 다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생당은 이날 오후 4시 최고위를 열어 새 공관위의 비례후보 명단을 최종 의결한 뒤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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