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4번 한국당, 5번 시민당 등 후보등록 신청한 비례정당 38개
투표지 51.9cm 될듯… 역대 최장
‘연동형 비례’ 선거법이 낳은 혼란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선 역대 가장 긴 투표용지가 등장하고 이에 맞는 개표 기계(투표지 분류기)가 없어 18년 만에 수(手)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7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총선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신청한 정당은 38개였다. 선관위가 28일 서류 등을 심사한 뒤 모두 등록을 인정한다면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 길이가 51.9cm가 된다. 투표지 분류기는 24개 정당이 기재된 34.9cm의 용지만 처리할 수 있어 51.9cm 투표용지는 수개표를 해야 한다.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투표용지 길이는 33.5cm(21개 정당)였다. 지역구 후보는 21개 정당과 무소속 등 1118명이 등록해 4.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20대 총선 지역구 후보(934명)보다 184명이 늘어났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6시 기준 정당별 국회 의석수 등을 기준으로 지역구·정당 투표 기호를 정했다. 지역구 후보 기호를 포함한 정당의 전국통일기호는 더불어민주당이 1번, 미래통합당 2번, 민생당 3번, 미래한국당 4번, 더불어시민당 5번, 정의당 6번 순으로 정해졌다.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에는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당과 통합당이 빠지면서 3번의 민생당이 가장 위 칸을 차지하고 이어 미래한국당, 더불어시민당, 정의당, 우리공화당 순으로 기재된다.
이처럼 출마 정당들이 난립하고 민주당, 통합당 등 원내 1, 2당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빠지는 기현상은 지난해 12월 범여권 ‘4+1’ 협의체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야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 창당 및 여당의 맞불 창당, ‘의원 꿔주기’ 등 후보 등록 당일까지 꼼수와 기형적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정치권에선 “민의를 더 왜곡시키는 ‘괴물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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