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등 좌파 성향 단체들이 주도하는 미래통합당 후보들에 대한 조직적인 선거운동 방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통합당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비방성 피켓을 들고 게릴라성 시위를 벌이는 걸 넘어 유튜브 등 온라인 선거운동장에 연쇄적으로 악성 댓글을 다는 등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불법선거가 공공연히 확산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뒤늦게 엄정 대응에 나섰다.
30일 통합당 등에 따르면 대진연 등의 조직적 유세 방해는 이달 초 황교안(종로) 나경원(동작을) 오세훈(광진을) 후보 등 서울의 유력 후보들을 주로 겨냥했다가 이달 말부터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김용남(경기 수원병) 김진태(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이언주(부산 남을) 등으로까지 확산됐다. 주로 1시간여 동안 이뤄지는 출·퇴근길 인사 현장에 갑자기 등장해 ‘친일 적폐 청산’ ‘신천지 유착 의혹 밝히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게릴라식으로 이뤄져 사전 방비도 쉽지 않다.
대진연 등의 타깃이 된 통합당 후보들은 주로 격전지에서 한 표가 아쉬운 처지지만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선거운동조차 조직적 방해를 받자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27일 퇴근시간에 범계역에서 인사를 하던 심재철 후보는 ‘적폐 세력 청산’ 등을 적은 피켓을 들고 나타나 고함을 지르는 대진연 학생 2명 탓에 경찰이 출동하는 등의 소동이 벌어져 선거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나경원 후보 측은 “선거사무실 앞에서 대진연과 아베규탄시민행동 서울진보연대 등 여러 좌파단체들이 돌아가면서 공공연히 불법 행위를 벌이는 게 일상화됐다”며 “피켓만 봐도 덜컷 가슴이 가라앉는다”고 했다.
경찰청은 대진연 등의 행위가 선거법 237조 선거의 자유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현행범 체포 등 엄정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일선서에서는 자칫 괜한 불똥이 튈까 “을 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찰이 제지하면 ‘표현의 자유 탄압’ ‘폭언’ ‘불법체증’ ‘협박’ ‘성희롱’ 등을 주장하며 극렬 항의한다는 것이다. 대진연은 30일 오세훈 후보에 대한 대진연의 불법 선거운동을 수사하는 서울 광진경찰서 앞에서 오히려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경찰과 선관위가 강경 대응에 나설 조짐이 보이자 일부 단체들은 경찰이 출동해 제지하면 순순히 현장에서 물러나는 식으로 사법 처리를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선거운동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핵심 운동방식인 출·퇴근인사가 1시간 안팎으로 이뤄지는 점을 노려 해당 시간에 집중 방해한 뒤 발을 빼는 식이다.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는 곳을 피해 다른 핵심 장소에서 불법 피켓을 드는 방식도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후보들이 온라인으로 정견을 펼치고 질의응답을 하는 유튜브 채널에 조직적으로 악플을 달며 방해하기도 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선관위는 30일 피켓 등을 이용한 시위로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등의 위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의 합법적인 선거운동 과정을 촬영 또는 미행하거나 선거운동 장소 또는 선거사무소 주변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포함된 피켓 등을 드는 행위를 민주적 선거 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대진연 등의 활동은 선거를 통해 성숙되는 선거 민주주의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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