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TK)의 대표적인 국가산단인 구미산업단지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의 TK 방문은 지난 2월25일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한 이후 약 한달 만이다. 구미 방문은 지난해 7월25일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지 8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구미산단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보여준 연대와 협력 정신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의 모범사례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문을 통해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의 해법으로 제시했던 ‘연대’와 ‘협력’정신을 더욱 확산시키고, 어려움에 처했던 TK민심을 끌어안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미산단은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에서 통근하는 인원이 전체 근로자의 약 3분의1에 달해 공장 폐쇄 등의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철저한 방역 조치를 통해 확진자 확산을 차단하고 생산차질을 최소화했다.
특히 구미산단 1호 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의료용 필터 설비를 마스크용 MB(멜트블로운)필터 설비로 전환하고, 생산한 마스크 200만장 분량의 MB필터를 마스크업체에 무상공급하고 있다. 또 경북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에 모듈형 음압치료병실(24개 병상, 25억원 규모)을 기부하고, 사상 처음으로 무교섭 임단협을 타결하는 등 코로나19 위기극복의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구미산단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과 위기 극복의 살아있는 역사”라며 “구미산단이 보여준 연대와 협력의 힘은 코로나19 극복의 뛰어난 모범사례가 아닐 수 없다. 전국 곳곳으로 확산돼 많은 기업과 국민들께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의 답이다. 감염병의 공포가 클 때 고립과 단절, 각자도생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이는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대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여준 연대와 협력의 정신도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조치 전부터 선제적인 노력으로 불화폴리이미드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 수입을 대체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날은 일본의 수출규제를 극복하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이 시행되는 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구미산단 방문은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피해를 입은 TK를 끝까지 챙기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이 TK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지난 2월25일 대구를 방문해 방역 및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36일 만에 TK 지역을 찾은 게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구 방문 당시 “대구·경북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의 지원 의지도 전례가 없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번에 다시 경북지역을 방문해 대구·경북이 어려움을 딛고 최종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끝까지 챙겨주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4·15 총선을 2주 앞둔 상황에서 TK 지역을 방문한 터라 자칫 ‘총선용 행보’라는 야당의 공세가 나올 것을 의식한 듯 별도의 오찬 간담회 등은 하지 않은 채 구미산단 방문 일정만 소화한 후 곧바로 청와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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