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0대 공약을 철회한 지 하루 만에 민주당의 10대 공약을 그대로 베껴 발표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일자 반나절도 안돼 재차 공약을 수정하는 등 ‘졸속 정당’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1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 알리미 페이지를 통해 10대 정책 공약을 새로 공개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전날 ‘검찰의 대통령 인사권 행사 방해사건 특검 추진’ ‘군사분계선 후방개념 전환’ ‘전 국민 60만 원 기본소득 지급’ 등을 10대 공약으로 발표했다가 철회했다.
하지만 더불어시민당이 이날 공개한 10대 공약은 민주당 공약을 순서부터 내용까지 그대로 베낀 ‘졸속 공약’이었다. 1번 공약인 ‘벤처 4대 강국 육성’에서부터 10번인 ‘문화강국 실현’까지 민주당의 10대 공약과 이름 및 순서에서부터 목표와 이행방법, 재원조달방안 등 세부내용까지 똑같았던 것.
‘공약 품앗이’ 논란이 일자 더불어시민당은 이날 오후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나라’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등의 내용을 담아 재차 수정한 10대 공약을 기자들에게 배포했지만 구체적 이행방법과 재원조달방안은 빠졌다.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한 소수정당은 더불어시민당의 공약 수정을 두고 “일방적 행태”라며 반발했다. 시대전환 이원재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난달 19일 더불어시민당과 소수정당이 모여 각 정당의 공약을 단순 취합해 중앙선관위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공약을 민주당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시대전환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이라는 더불어시민당의 취지를 놓고 봤을 때 일방적인 공약 수정은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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