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체력전’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총선이나 대선 같은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밑바닥 민심부터 전체 여론의 흐름까지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강한 체력이 필수라고 말한다.
이 같은 체력관리에 대한 부담은 각 당의 선거 ‘수장’을 맡고 있는 선거대책위원장일수록 더해진다. 격전지로 갈수록 이들의 발길 한 번에 적게는 수십표, 많게는 수백표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4·15 총선을 준비하는 각 당의 선대위원장들은 짧게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2주, 길게는 몇 달 동안 선거를 이끌고 있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만큼 장어나 산삼 같은 보양식으로 체력 관리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잘 자고 잘 먹는 것’을 건강 비법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진짜’ 비법은 ‘영업비밀’일지도 모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를 이끌고 있는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신문기자와 전남지사, 국무총리 등을 지내면서 ‘강철체력’으로 유명하다. 이 위원장에게도 이번 선거는 만만치 않다. 여당의 전체 총선을 지휘하면서, 자신의 선거(서울 종로)도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일정이 워낙 많아서 많이 피곤해 하신다”며 “빠듯한 일정으로 식사도 매번 간단하게 해결한다”고 했다. 측근이 전하는 이 위원장의 체력관리 비법은 ‘정신력’과 ‘의지’다. 총선에 임박할수록 의지로 버틴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위원장이) 선거가 끝나고도 체력이 남으면 그 선거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총선이 끝날 때까지 본인이 가진 모든 체력을 다 소진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과 함께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끄는 이해찬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앞두고 일주일 간 병원에 입원했다. 인재영입과 공천 등의 격무로 과로했기 때문이다.
일주일 간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한 이 대표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가 특별한 건강관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물을 많이 드신다”고 전했다.
체력관리에 대한 부담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 1당 탈환을 노리고 있는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여당인 민주당보다 더 많이 뛰어야 한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다.
제1야당의 총선을 이끌면서 이낙연 위원장과 종로에서 맞대결을 해야 하는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건강관리 비법은 ‘소식’(小食)과 ‘쪽잠’이다. 별도의 영양제나 간식을 따로 챙겨 먹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황 대표가) 특별히 건강관리를 하는 건 없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쪽잠을 잔다”며 “식사도 세끼를 다 챙겨 먹지만, 과식은 하지 않고 소식을 한다”고 귀띔했다.
1940년생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본격적인 선거운동 체제에 돌입한 뒤로는 특별하게 건강관리를 할 겨를이 없다고 한다. 가끔 목욕을 하는 것이 김 위원장에게는 그나마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한다.
다만, 부인인 김미경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가 김 위원장이 출근할 때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보온병에 싸준다고 한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사모님이 보온병에 싸주시는 것을 차에서 틈틈이 드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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