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n번방 사건’ 대책 협의…“디지털 성범죄 인식 대전환”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5일 1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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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법무-여가부 당정협의…법제도 보완 등 논의
당정, '처벌 법정형 상향 확대' 등 처벌 강화키로
형의 하한 설정 및 공소시효 폐지 등 적극 검토
與 백혜련 "황교안, 가해자 중심주의…사과해야"
정부 "수사에 전향적 임할 것…추적조사 기능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5일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불법으로 제작 및 유포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국회 입법과 철저한 수사 등 후속 대책에 적극 임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n번방 사건 수사진행 현황 보고 및 법 제도 보완사항 추진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 협의를 갖고 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에서는 당내 디지털성범죄근절대책단 단장을 맡은 백혜련 의원과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송기헌 의원 등이, 정부에서는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당정은 우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엄격한 수사와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아동과 청소년 성범죄의 경우 형의 하한 설정 및 공소시효 폐지 ▲처벌 법정형 상한 확대 ▲재범의 경우 가중처벌 및 상한선 폐지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20대 국회 회기 내에 n번방 재발방지 3법(형법, 성폭력처벌법, 정보통신망법) 및 청소년성보호법 등 개정 추진을 위한 입법 지원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자 지원체계 강화 및 디지털 성범죄 인식개선 및 역량 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백혜련 의원은 “n번방 사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지금,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몰지각한 발언과 종근당 회장 장남의 성관계 몰카영상 기각에서 보이는 법원의 가해자에 대한 여전히 낮은 잣대는 또다른 n번방”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을 비춰볼 때 오늘 당정 협의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면서 “정부 여당부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인식을 대전환할 것이며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실효적인 방안을 만들 것을 국민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 법률과 제도에 허점이나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피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피해자 중심의 보호 대책 및 인권 보호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특히 “디지털 공간의 성범죄는 온라인에 국한된 게 결코 아니다. 현실에서도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극악한 범죄”라며 “검경을 비롯한 수사기관은 근절 의지를 갖고 적극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울러 n번방 사건에 대해 ‘호기심’이라고 발언한 황교안 대표를 향해서는 “전형적인 가해자 중심주의이자 n번방 사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언”이라며 “피해자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기헌 의원도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긴급하게 당정 협의를 가진 것은 그만큼 이 사안에 대해 시급히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성폭력 범죄에 접근하는 방식이 너무 기존의 법 체계의 틀에 갇혀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러한 부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당정 협의가 되도록 근절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했다.

정부도 재발 방지를 위해 수사와 관련 대책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했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법무부는 n번방 수사와 입법에도 전향적으로 임하려 한다”며 “가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행 전모를 규명해 엄중 처벌이 이뤄지고 하고 그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환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피해자 보호를 위해 유포된 불법 피해 영상을 찾아내 삭제하고 피해자에 가능한 모든 법률적, 경제적, 심리적 지원이 이뤄지게 하겠다”며 “중대 범죄 법정형 상향 등 국회 입법 논의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희경 여가부 차관도 “이번 사건처럼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해 끊임없이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에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여가부는 피해자를 중심에 놓는 신속하고 종합적인 지원 체계 마련을 최우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법 영상물 확산 전 사전에 모니터링해 차단할 수 있는 추적조사 기능을 갖추겠다”며 “이번 일이 이례적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는 체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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