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후 실시한 4·15 총선과 관련한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선거전’에 돌입한다.
역대 총선에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표심이 요동치며 공표된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뒤바뀐 사례가 적지 않았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선거를 오는 9일 0시부터 선거 당일 투표마감 시각까지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108조에 따르면 ‘선거일 전 6일부터 투표마감 시각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에 대한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보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각 언론사 등은 선거 일주일 전인 이날(8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라는 조사기간을 명시하게 되면, 9일 이후에도 공표·인용보도는 할 수 있다.
여야 선거대책위원회는 이 기간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판세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어느 정당의 주장이 옳은지 알수 없는 깜깜이 기간이기 때문에 여론의 흐름을 참고해 표심을 결정하거나 전체 판세를 감안한 전략적 투표를 하기는 어려워 진다.
역대 총선에서는 6일의 ‘깜깜이 기간’ 동안 표심이 요동을 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16년에 치러진 20대 총선이 이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투표 일주일을 앞둔 4월 4~6일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39%)이 더불어민주당(21%)과 국민의당(14%)을 여유있게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실제 선거에선 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을 누르고 원내 1당이 됐다.
선거 막판 새누리당의 이른바 ‘진박(진짜 박근혜) 공천’ 등 논란이 커지면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중도층은 민주당으로 표심을 이동했고 야당 성향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쪽으로 결집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 4월 11일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도 결과가 뒤집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선거 일주일 전인 4월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35%)과 민주통합당(31%)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지만 152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은 과반 정당이 됐고 민주당은 127석에 그쳤다.
여야는 중도층을 비롯해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 막판 후보들의 말실수, 막말 논란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지게 되면 급격한 표심 이동으로 선거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부동층의 표심은 선거 전날까지도 확정되지 않을 수 있어 지난 한달보다 앞으로 일주일이 더욱 중요하다”며 “여론조사상 앞서고 있는 여당에서는 표심 굳히기 전략을 뒤지고 있는 야당은 중도층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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